◎하이에크의 진화론적 자유주의 소개이 책의 제목을 본 독자들은 생물학의 진화론과 창조론을 머리 속에 떠 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경제학자가 쓴 진화론적 자유주의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인 민경국교수는 미국에서 교육받은 주류경제학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 이 땅에 보기 드문 학자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다른 나라 학자들의 이야기를 잘 정리한 교과서류의 글을 쓰는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그는 자유로운 인간들이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라는 한 가지 주제에 해답을 구하는 책들 즉, 「신정치경제학」과 「헌법경제론」 그리고 「진화냐 창조냐」를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이 책은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자유주의경제학자인 하이에크의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특히 그는 하이에크의 사상을 있는 그대로 소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하이에크의 사상이 가진 약점에 대해서도 비판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책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를 알려면 서문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이 한국사회에서 자유와 번영, 그리고 안정이 유지될 수 있는 사회를 확립하고 이를 견고히 하는데 기여하리라는 가냘픈 희망을 갖고 있을 뿐이다』
한 나라의 번영은 눈에 보이는 자본이나 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번영이란 나라를 이루는 사람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체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때만이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은 인간이 갖고 있는 심성과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사회가 어떻게 움직여 나가는가를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는 인간사회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이론으로 하이에크의 자유주의 사회철학을 들고 있다. 그는 한국인들이 자유주의 사회철학이 제시하는 실천적인 교훈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오늘의 한국인들이 그 내용을 충분히 음미하면서 찬찬히 읽어볼 만한 귀한 책이다.<공병호 한국경제연 연구위원>공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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