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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침투­북한군 특수부대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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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침투­북한군 특수부대 실태

입력
1996.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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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로 무장 10∼15만명 양성/“김정일 위한 총폭탄뇌관” 식량·진급 특혜/10∼13년 복무,해부실습에 여 자살조까지/전쟁 발발땐 2만명 동시 수송능력 갖춰북한은 이번에 강릉에 침투시킨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국 요원들을 비롯해 10만∼15만명의 특수부대를 양성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수부대는 정규전과 비정규전을 배합하는 북한의 군사전략을 최전방에서 수행하는 정예요원들로서 경량화돼 있고 신속·대담해 「남조선혁명총사령관」 김정일을 위한 총폭탄의 뇌관으로 대우받는다. 그래서 전반적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호위사령부원들과 함께 정상 식량배급을 받는 특혜를 누리고 있으며 「독기와 적대감」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특수부대 출신 귀순자들의 증언이다. 특히 지난해 4월25일 인민군창건 43주년때는 대남침투 특공조의 모든 사병들을 소위로 진급시켜 주기도 했다.

특수부대 편성은 인민무력부 산하 경보교도지도국과 정찰국, 전방군단 및 사단 예하의 경보병여단·연대, 비무장지대 경계담당 민경부대, 해군사령부 육전대 등으로 이뤄져 있다. 경보교도지도국은 청와대를 기습한 124군부대가 배속됐던 특수 8군단의 후신으로 우리 특전사령부에 해당한다. 경보병·항공육전·해상저격·공군저격 여단 등 25개 여단을 확보하고 있다.

93년까지 10년간 경보교도지도국 산하 38항공육전여단에서 근무하다 지난 7월 귀순한 최승찬씨(29)에 따르면 경보교도지도국의 임태영 중장의 경우 남한 침투에 27번 성공해 공화국 영웅칭호를 두번이나 받은 대남공작의 교과서로 평가받고 있다. 정찰국에는 정찰대대 및 4개 저격여단, 군사기지를 비롯해 주요시설을 정탐하는 고정간첩 부대 등이 편성돼 있다.

특수부대원들은 청와대 습격사건의 사전공작원으로 남파됐던 우명훈이 지휘하는 인민무력부 제2전투훈련국에서 훈련을 받은 뒤 각 부서로 배치된다. 복무기간은 일반군인이 7∼10년인데 비해 특수부대원들은 3년 가량 더 길며 훈련도 내한·내열은 기본이고 공중낙하 해상·수상침투 장거리행보 스키 수색매복 해부학실습 등 극한 상황을 상정해 이뤄진다.

최근에는 폭탄을 몸에 장착하고 목표물에 날아드는 여성 폭탄자살조의 존재가 확인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이들은 완전무장 군인 10∼12명이 탑승할 수 있는 저공침투기 AN―2기나 공기부양정 등을 통해 이동하는데 북한은 전쟁 발발시 해상 및 공중으로부터 동시에 특수부대원 2만여명을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작전은 인민무력부 정찰국과 노동당 산하 작전부(부장 오극렬), 사회문화연락부(부장 이창선), 대외정보조사부(부장 권희경), 통일전선부(부장 강주일) 등 4개부서 및 국가안전보위부 등에서 개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김병찬 기자>

◎전문가 시각/군부 입지강화용인가/북 침묵에 특정목적·계기 등 불투명/김정일 대한 충성경쟁 맞물렸을수도

북한의 무장공비 침투사건은 북한 권부내 강·온세력의 갈등, 강경세력의 입지 강화를 반영하는 것일까.

북한은 현재까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대북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특정 목적이나 계기를 생각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그동안 군부 중심의 강경세력내에 쌓인 불만과 위기의식이 표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민무력부 정찰국의 공비침투 작전이 관계부처와의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수행될 수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북한의 대외정책이 국제사회에 대한 경제지원 호소나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 개최 등 개방의 물길을 타고 있는데 대해 군부나 국가안전보위부, 사회안전부 등에서 제동을 걸어왔다는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돼왔다.

특히 13∼15일 열린 나진·선봉국제투자포럼에서 우리 정부 관계자와 취재진들이 초청장을 발급받지 못한데 대해 주최측인 대외경제협력추진위쪽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해명한 것도 강경파들의 견제가 작용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군부는 한·미연합군의 전투력 강화에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다. 지난 10일 에이브라암스 전차 등 미국산 고성능 전투장비가 공개적으로 도입되자 북한은 12일 즉각 비난성명을 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군부는 나름대로 입지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여기에 김정일에 대한 충성경쟁과 사상경쟁이 맞물려 무장공비 침투라는 도발 행위가 저질러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일을 정점으로 한 북한 지도부는 개방정책으로 인한 사상적 해이와 대남적개심·체제결속력 약화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데, 군부는 이번 사건을 통해 긴장의 끈을 다시 한번 조이려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쌀 회담을 전후한 우성호 및 안승운 목사 납치, 지난 4월 4자회담 제의 이후 판문점 무력시위, 북·미연락사무소 개설 지연 등도 북한 군부의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김병찬 기자>

◎군병력 출동상황/2만5천 병력 육해공 입체작전/은신처엔 특전여단·특공연대가/1인당 실탄백 40·수류탄 2발씩/F5기 비상대기·예비군 3선에

합동참모본부는 강릉에 침투한 무장공비를 완전 소탕하기 위해 2만5천여명의 정규병력과 10여척의 함정, 헬기 등을 동원, 육·해·공군 합동 입체작전을 펼치고 있다. 경찰과 현지 예비군들도 합동작전에 합류했다.

합참은 특히 무장공비들이 특수부대 요원인 점을 감안, 최정예 대침투작전 부대인 특전여단과 특공연대를 동시투입해 8명 사살·생포라는 전과를 올렸다.

이번 작전에는 강릉 등 강원도에 주둔하는 5개 사단을 비롯해 1개 특전여단 3개 특공연대, 1개 기갑여단 등이 참가했다. 이들 육상부대중 2천여명이 넘는 특전여단 및 특공연대 병력은 헬기를 이용, 무장간첩들의 은신처로 예상되는 산의 정상에 바로 착륙한뒤 퇴로차단과 수색정찰을 실시했다. 이들은 정상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특정지점을 집중 수색했다.

『울진·삼척 공비사건 당시 1공수여단이 북한에서 내려온 124군부대를 상대로 큰 공을 세웠다』는 합참의 설명대로 사살·생포된 공비는 대부분 특전여단과 특공연대의 전과였다.

나머지 보병사단과 기갑여단의 병력과 탱크 등 장비는 길목진지에서 포위망을 압축했고 경찰과 예비군은 3선 경비선을 구축하면서 검문·검색활동을 폈다. 작전에 나선 병사들에게는 1인당 실탄 1백40발과 수류탄 2발씩이 지급됐다.

육상에서 작전이 실시되는 동안 공중에서는 UH-1H 500MD 등 10여대의 헬기를 활용한 은신처 탐색과 도주로 감시가 계속됐다. 헬기는 깊은 계곡을 정찰하는 한편 방송과 삐라로 공비들의 투항을 권유하는 심리작전을 펼쳤다.

강릉 인근 해안에는 해군 함정 10여척과 해상초계기인 P-3C, 링스 등이 해상도주로 차단작전을 실시했다. 이 작전에는 구축함 6척을 비롯, 호위함 초계함 등이 동원돼 선박에 의한 공비들의 귀환기도를 원천봉쇄했다. 또 공군은 근접지원작전을 위해 강릉과 원주, 예천 등 3개 전투비행단에 F-5 등의 전투기를 비상 대기토록 했다.<손태규 기자>

◎각국 분석/미,독자정보 부재속 “판단 유보”/NYT­내부갈등 희석·군부·온건파 갈등서 야기/일 언론­한국군 취약점 지적하며 긴장고조 우려

○…미 행정부는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해 현단계에서는 「판단 유보」라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은 우선 독자적인 정보부재가 원인이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을 「너무도 이례적」이라고 표현했다. 북한 잠수함의 남하 경로, 무장요원들의 진정한 임무, 집단으로 숨진 채 발견된 11명의 사망 경위 등 무엇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건을 설명하면서 「이른바(ALLEGED) 침투사건」이라는 표현을 사용, 성급한 결론을 유보했다.

이같은 미 정부의 유보 입장은 일시적인 것으로 북한의 의도가 확인될 경우 새로운 대응책이 강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19일 북한이 새로운 긴장을 조성해 대미 평화협정 체결을 가속화하려 했거나 식량난으로 인한 내부갈등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군사적 긴장고조를 필요로 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북한 군부가 온건파들의 대외관계 개선 움직임에 불만을 품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긴장을 조성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일 신문들은 19일 이 사건을 일제히 1면 머리 기사로 보도하면서 한반도 긴장고조 가능성을 우려했다. 주요신문들은 「무장공작원」 「무장공비」 「무장게릴라」 「무장병사」 등의 표현을 사용, 북한에 의한 군사 작전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요미우리(독매)신문은 「한국, 군 실태에 충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사건은 북한군의 대남 공작활동이 여전히 활발함을 드러낸 것인 동시에 해안선 방위에 있어서 한국군의 취약점을 부각했다』고 지적하면서 잠수함이 좌초하지 않고 해안선을 벗어났다면 전혀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을 가능성에 한국군 관계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 북한 무장공비의 침투목적과 경위 등에 의문점이 많아 잠수함 고장 등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륙일 가능성도 있어 추가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진상을 알 수 있다는 조심스런 시각도 곁들였다.<도쿄=신윤석 특파원>

○…독일 언론들은 18일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북한내 강·온파간 대립의 부산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영방송인 ARD TV는 한국정부 발표와 생포된 이광수의 주장이 엇갈려 정확한 진상파악이 어렵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북정권내 강·온파 대립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짚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북강경파가 최근 나진·선봉 투자설명회 등 개방파의 움직임에 위기감을 느끼고 이같은 흐름을 방해하기 위해 돌출행동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베를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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