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중요성 깨우치는 계기되게/자살공비 일렬 선채 차례로 쏜듯/이광수 진술 혼란… 본격심문 시작김영삼 대통령은 19일 아침 청와대에서 있은 전국무위원과의 조찬석상에서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을 「무력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강력대응을 지시했다. 당초 이날 조찬은 중남미 순방결과를 설명하고 내각 차원의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자리로 예정됐었으나 예기치않았던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인해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는 자리로 바뀌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양호 국방장관과 권영해 안기부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각각 김대통령에게 보고했고 이어 대북경각심을 촉구하는 김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지시 및 관계장관들의 보고내용 요지.
▲김대통령=북한이 이번에 잠수함을 남파한 것은 적화통일의 야욕을 버리지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는데 이런 헛된 망상을 버리지않는 북한의 실체를 우리 국민뿐만이 아니라 전세계가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국방장관=야간에는 매복위주의 작전을 펼쳤는데 주민신고는 많았지만 새벽에 교전이 있었다는 보도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 체포된 공비 이광수는 진술이 왔다갔다 한다. 현재 상황으로 보아서는 일부 보도처럼 2인1조로 해서 돌아다니는 것같지는 않다. 태백산맥이나 해안선을 따라 월북할 가능성이 크다. 죽은 공비 11명의 시체가 놓여있는 위치로 보아서 일렬로 세워놓고 한사람씩 쏜 것같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며 죽음을 맞는 것을 생각할때 이데올로기의 무서움을 알수 있다.
▲권안기부장=이광수에 대해 어제까지는 현장작전에 필요한 심문을 했는데 오늘부터는 본격적인 심문을 시작할 것이다. 공비들이 잡히면 초기에는 항상 잔당들이 도피할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초기진술을 번복하면서 심문의 혼선을 초래한다. 이 때문에 철저히 심문할 예정이다. 발견된 잠수함은 일부 침수됐는데 해군이 적절히 상황판단을 해서 인양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김대통령=이번 일은 단순한 공비의 남파라기 보다는 일종의 무력도발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안보의식을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 국가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대통령의 최고책무이므로 나는 내 책임을 완수할 것이다. 앞으로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언행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국민이 용납하지않을 것이다. 국민과 정부가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깨우치는 계기로 삼아야한다. 군은 최단시간내에 잔당을 소탕해 국민을 안심시키도록 하고 간첩선을 신고한 민간인은 최대한 보상하도록 하라.<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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