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 18일 특수작전용 잠수함을 통해 20명의 북한 무장간첩이 남파된 사건은 이같은 북한의 정체와 대남 적대자세를 새삼 각성케 한다.소련과 동유럽 공산권의 해체 후에도 한반도의 냉전구조는 그대로며, 북한을 고립과 경제파탄에서 구해 내보자고 애써 온 우리의 노력이 모두 부질없는 일이 아니었는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 사건을 보고 느끼는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군 발표를 보면 우선 무장간첩을 태워 온 잠수함의 규모나 성능이 전에 그들이 간첩작전 때 쓰던 것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잠수함 승무원과 침투조를 합쳐 상륙인원이 20명이나 되는 점도 최근의 간첩작전과는 양태가 다르다. 청와대 습격을 기도했던 김신조사건이나 울진·삼척 간첩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본격적인 무장간첩 남파작전인 것이다.
이들이 상륙 후 길에 버렸거나 좌초된 잠수함 안에서 찾아낸 무기의 성능과 탄약량을 봐도 이들이 기도한 대남 테러공작 수준이 예삿일이 아닐 것이라는 점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작전중 11명이 자결하고 1명이 생포됐지만 만의 하나 나머지 간첩이 군·경의 포위망을 뚫고 도시지역에 진출해 테러행위를 자행하거나 민간인을 인질로 잡는 일이 발생한다면 엄청난 혼란이 빚어질 것은 불문가지다.
전기 가스 통신 또는 발전소 다목적댐 같은 사회기간 시설을 파괴하려 할지도 모른다. 중요 관공서 폭파나 요인암살을 노리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들의 목표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생포된 간첩의 자백을 받아내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당국은 먼저 이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나머지 간첩을 일망타진 하는데 최선을 다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물론 국민도 이들의 동태에 유의해야 한다. 간첩 깐수의 진술대로 우리 사회내의 「동조세력」의 비호를 받을 수도 있다.
잠수함이 좌초된 상태로 발견된 점이나 소지품 등을 종합하면 현단계론 이들의 작전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잠수함까지 동원한 상륙 간첩을 처음 발견한 것이 택시운전기사라는 점은 우리 군·경의 방위태세에 적지않은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간첩 침투로에 대한 경계태세의 재점검이 있어야겠다.
북한의 이번 도발에 어떤 계산이 숨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로 관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 목적이 어디에 있든 무장간첩 남파를 통해 변함없이 그들의 대남 공작수행을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은 또 한번 확인된 셈이다. 국민 모두가 비상한 경각심을 갖고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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