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근대초에도 “마귀들렸다” 화형까지18세기말까지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자들을 인도적으로 대하지 않았다. 특히 서양에서는 중세말과 근대초에 정신병을 마귀가 들린 것으로 간주해 화형에 처하기까지 했다. 근대과학이 성립되면서 정신병이 악마 등 초자연적인 원인에 의해 생긴다는 생각은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 대신 한동안은 정신병을 「반사회적」인 것으로 간주, 정신병 환자들을 범죄자등과 함께 감금했다.
정신질환자들을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 대하려는 경향이 생겨난 것은 계몽주의의 덕택이라고 할 수 있다. 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의 피넬과 영국의 투크 등은 정신병자들을 환자로 여겨 간호하고 치료하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히 프랑스혁명기의 피넬은 짐승처럼 사슬에 묶여 감옥보다 더 열악한 수용소에 감금돼 있던 정신질환자들을 해방시키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아직도 정신질환자들을 사회에 위협을 주거나 천벌을 받은 존재로 간주하는 편견이 남아 있지만 근대정신의학의 선구자들은 그러한 편견에 대항함으로써 인간해방이라는 근대정신을 구현하려 했던 것이다.<황상익 서울대 의대교수·의사학>황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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