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 전면개방” 카스트로 경제개혁 효력/미 제재조치 불구 올 상반기 9.6% 높은 성장률쿠바경제가 미국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점차 회복되고 있다. 구소련 몰락 이후 급격히 악화하던 쿠바경제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2% 성장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9.6%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착실히 호전되고 있다. 이는 피델 카스트로 정권이 추진해온 경제개혁정책이 차츰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바경제는 지난해부터 니켈 담배 등 자원수출이 증가하고 관광수입도 늘어나면서 좋아지고 있다. 주요 수출품 중 하나인 담배는 올해 90년 이후 처음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0년 8억4,400만톤이던 담배생산량이 허리케인 가뭄 등 자연재해와 투자부족으로 지난해에는 절반이하인 3억3,000만톤으로 대폭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4억4,4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바 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외국기업의 쿠바진출을 전면 개방한 지난해 9월 이후부터다. 관광사업에 한해 합작을 허용했던 쿠바는 신외자법을 제정해 사탕수수업을 포함, 거의 모든 산업을 개방했으며 100% 외자기업의 설립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쿠바에 자본을 투자하며 진출한 국가는 유럽연합(EU) 캐나다 남미 등의 43개국. 이들 국가의 240개사가 34개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스페인이 47개사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캐나다 27개사, 이탈리아 17개사, 프랑스 13개사 등의 순이다.
쿠바는 혁명이래 고집해온 집단농장정책에서 탈피, 93년부터 자영농을 장려하고 농산물 자유시장을 허용하는 등 농업개혁도 추진해오고 있다.
자유시장에 나오는 농산물들은 배급체제에 비해서는 가격이 10∼20배로 높지만 이들 물건에 대한 쿠바인들의 수요가 공급을 능가하는 실정이다. 쿠바가정의 40∼50%가, 수도 하바나에는 거의 대부분 가정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쿠바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헬름스 버튼법이라는 독약처방을 내린 것도 결국 쿠바경제의 회복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구소련 몰락 이후 경제위기를 맞은 카스트로 정권의 파멸을 겨냥해 92년부터 쿠바 제재조치를 강화해온 미국측의 의도가 별 효과를 못 보고 있는 셈이다.<조희제 기자>조희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