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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파문/커지는 의혹 미로 공방전/김유찬씨 번복편지로 새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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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파문/커지는 의혹 미로 공방전/김유찬씨 번복편지로 새국면

입력
1996.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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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 “결백” 주장 역공태세/국민회의 충격속 “조작” 반박/김씨 돌연 홍콩행 배경 궁금증 더해이명박 의원 전비서 김유찬씨의 부정선거의혹 폭로사건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의원이 17일 김씨가 폭로한 내용의 상당부분을 부인하는 편지를 자신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발표내용중 상당부분이 실행되지 않았다』며 『정치자금법, 선거법을 잘 몰라 발표내용중 잘못된 점도 상당부분 있었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자 대다수가 순수한 의미의 자원봉사자였다』 『추정액도 산입했다』는 발빼기 발언도 있었다. 김씨는 또 『국민회의의 의도에 따르기위해 과거의 기억을 어렴풋이 되살려 문서를 작성, 부정확한 내용도 있었다』는 내용도 담았다. 심지어 이 편지는 『정치권 자정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이용, 정략적 이익만을 챙기고자하는 정치세력도 반성하라』고 국민회의를 겨냥하기도 했다.

편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상황은 반전된 분위기다. 이의원은 『김씨가 크게 뉘우치며 자신의 회견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고 있다』며 자신의 결백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의원은 이어 『국민회의는 더이상 한 젊은이를 정치공세에 이용치말고 모든 사실이 법에 의해 명확히 밝혀질 수 있도록 협조하라』고 역공을 취했다.

국민회의는 김씨의 「변신」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국민회의는 이날 김씨의 2차폭로까지 준비했던만큼, 김씨의 자필편지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상황이 다소 뒤틀려졌다고 공세고삐를 결코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김씨의 편지를 이명박 의원의 조작으로 몰아붙이며 수사당국과 이의원, 신한국당이 공모한 은폐조작을 밝혀내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다.

조세형 총재권한대행은 『이의원의 부정선거는 언론 등을 통해 이미 사실로 검증됐다』며 『추가로 김씨가 제공한 이의원의 부정사례를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동영 대변인도 『이의원이 저지른 부정선거도 용서받지못하지만, 이를 은폐하고 조작하는 행위는 국민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의 편지를 계기로 이의원의 부정선거 의혹은 국민회의와 이의원의 정치적 공방전으로 변질되고있다. 무엇보다 그 진위를 밝힐 김씨가 홍콩으로 돌연출국했다는 점이 온갖 의혹을 사고있다. 그러나 경찰이나 검찰이 정치적 고려를 하지않고 철저한 검증에 나선다면 김씨가 당초 밝힌 이의원의 부정선거의혹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드러날 수 있다.

그런 노력을 과연 수사당국이 기울일지, 국민회의가 추가로 어떤 자료를 공개할지, 이의원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 이 사건의 의혹과 파문은 점점 확산되고 있다.<이영성 기자>

◎“장문편지 쓸 시간여유 있었나”/국민회의 김씨 행적 의문 제기

국민회의는 신한국당 이명박 의원의 부정선거사례 폭로를 번복한 뒤 잠적한 이의원의 전비서 김유찬씨의 행적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의원 선거부정폭로후 국민회의측의 「보호」하에 있던 김씨는 14일 이종찬 부총재측으로부터 승용차를 빌려 서울근교로 머리를 식히러 간다며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이의원이 17일 공개한 김씨의 「사과편지」에 찍힌 소인은 출국 다음날인 16일자로 일산에서 보낸 것으로 돼있어 제3자가 발송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9일 이부총재의 자택을 찾아와 김대중총재와의 면담을 요구한뒤 그 다음날 국민회의당사에서 폭로기자회견을 가졌다. 그후 6일간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와 숙식을 같이하며 보유하고 있던 「폭로자료」의 대부분을 넘겨준 것으로 미루어 이 때까지 김씨는 폭로를 번복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출국하면서 이의원 앞으로 6장, 각 언론사앞으로 3장분량등 장문의 편지를 작성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 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당일각에서는 김씨가 처음부터 이의원과 흥정을 노리고 폭로·번복극을 계획한뒤 뜻을 이루자마자 이의원측도 모르게 출국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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