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에도 임자없는 부동산 매물을 잡아라”/불경기 유럽 금융기관들 보유부동산 처분 안간힘/불 내에만 700억불 규모국제 모험자본들이 최근 프랑스 등 유럽의 부동산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프랑스의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수익을 찾아 철새처럼 세계각국을 오가는 대규모 모험자본들이 최근 유럽의 부동산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쇄도, 프랑스의 경우 이미 사재기 열풍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투기성 핫머니인 이들 모험자본은 대부분 미국과 일본에서 유입되고 있다. 레먼 브러더스, 메릴 린치, 골드먼 삭스, 모건 스탠리 등 미국 월스트리트의 대형 투자회사들이 「큰손」의 주인공들이며 여기에 노무라증권 등 일본회사들도 가세하고 있다.
이들이 눈독을 들이는 대상은 주로 은행과 보험회사 등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빌딩 및 토지들이다. 유럽 금융기관들은 최근 부동산시장을 비롯한 전반적인 불경기 여파로 수익이 떨어지고 악성 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보유 부동산들을 헐값으로라도 털어내버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처분대상 부동산들을 시세의 50∼70% 가격으로 내놓고 있는데도 유럽권에서는 사들일 임자가 없어 미국, 일본의 모험자본들이 이를 집중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모험자본에 의한 부동산 투기가 가장 가열되고 있는 곳은 프랑스. 이는 99년 유럽 화폐통합계획을 앞두고 예산적자폭을 줄이기에 바쁜 프랑스 정부가 부실은행들을 구제지원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재벌인 수에즈그룹 산하의 크레디수에즈은행의 경우 대출저당으로 잡아 놓았던 파리시내의 대형 오피스빌딩 등 2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부동산들을 이달중 경매에 부칠 예정인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굴지의 투자회사들이 달려들고 있다. 또 미골드먼 삭스사 산하의 부동산전문투자회사인 화이트홀사는 최근 프랑스의 한 은행에게서 두건의 부동산을 사들였는데 그 규모는 최소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랑스내 은행 등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이 현재 보유자체를 부담으로 여겨 처분을 계획하고 있는 부동산은 총 700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있다. 국제 모험자본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벨기에 등에도 본격적인 사재기 열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모험자본들이 이처럼 유럽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유럽의 부동산 경기침체기가 멀지않아 다시 소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들 모험자본들은 80년대말 미국의 부동산경기 침체때 싼값으로 부동산을 사들여 재미를 톡톡히 본 경험을 갖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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