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자제”“국정 야 협조” 당부 예상/정치현안 거론은 가급적 피할듯김영삼 대통령이 19일 낮 여야 정당대표들과 오찬회동을 갖는 것은 중남미 순방외교의 결과를 설명하기위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17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에 대한 초청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이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오찬회동이 자연스럽게 경제쪽으로 화제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국의 최대 관심이 경제난 타개에 있고 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김대통령이 신경을 쓰고있으며 실제로 이번의 중남미 순방의 주안점도 경제에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김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안정과 대북문제』라며 『김대통령은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김대통령으로서는 야당지도층과의 공감대 설정이 긴요하다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들과의 회동에서 처음에는 중남미 순방에 관한 얘기를 꺼내겠지만 대화는 결국 우리 경제난의 타개책에 관한 논의로 흘러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김대중 총재도 16일 경제난 타개를 위한 여야영수회담을 제의했던만큼 이 부분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얘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19일의 오찬회동이 정치회담의 성격으로 되는 것은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회동의 의제와 형식에 관해서 야당지도자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원칙에도 불구하고 『정치현안을 논의하기위한 자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을 이미 야당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또한 이날의 오찬회동에서 야당총재를 별도로 만나는 자리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있다. 다만 경제난 타개를 위해 사회 각계가 모두 분발하고 이를 정치권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어가자는 김대통령의 당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만한 정국운영을 위해 여야가 화합의 모습을 찾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불필요한 정쟁을 가급적 피해나가자는 정도로 정기국회 운영에 야당측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청와대측은 이번에 야당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데 상당한 성의를 보여 눈길을 끌고있다. 우선 당초에는 19일 낮 3부요인과 함께 오찬을 같이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야당측의 양해를 전제로 김수한 국회의장만 자리를 같이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이는 지난 3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후 3부요인과 여야 정당대표를 함께 초청했을때 야당지도자들이 참석지않았던 전례를 감안한 것같다.
김대통령으로서는 지금처럼 나라 전체가 경제난 타개에 관심이 쏠려있는 비상시국에 야당지도자들과 한자리에 앉아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듯하다. 물론 이 점에 있어서는 오찬회동에 참석하는 야당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신재민 기자>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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