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의 생명은 필터이다. 불순물이나 세균을 얼마나 걸러 내느냐는 필터의 성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수돗물에 들어 있는 각종 유해물질을 걸러 내는 필터의 재료중 단연 왕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폴리설폰이다.불과 2년전만 해도 외국서 수입해 사용했던 폴리설폰은 최근 국내 정수기시장이 넓어지면서 국내서 제작, 거의 모든 정수기에 사용된다. 석유화학물질의 하나인 폴리설폰은 포장재로 쓰이는 비닐과 같이 부드러운 재질이다.
60년대 미국서 처음 개발된 이 물질은 강도가 높고 열에 잘 견뎌 고강도용 플라스틱 재료로 널리 사용됐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부드러운 막을 만들 경우 구멍이 촘촘해 물질여과기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필터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폴리설폰은 구멍의 크기를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의 100만분의 1 크기인 0.1㎚(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이하까지 규칙적으로 만들 수 있어 어느 여과막보다 우수한 성질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기중에서 산소를 분리해 내는 데도 사용된다.
폴리설폰은 또 밀도를 조절해 구멍의 크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특히 구성성분의 하나인 이산화황이 이온의 성질을 띠어 각종 물질을 선택해 분리한다.
이 때문에 80년대까지 여과막으로 널리 쓰였던 천연성분의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보다 여과효율이 절반이상 뛰어나 바닷물의 담수화기기나 폐수의 정화조 등 거의 모든 여과막에 두루 활용되고 있다.<선연규 기자>선연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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