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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선거 화제인물·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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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선거 화제인물·주변

입력
1996.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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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관의 실력자」 카라지치/충복들 입후보 시킨채 세인 주목속 한표행사라도반 카라지치(51)는 서방의 눈에는 「발칸의 도살자」이지만 세르비아계 민족에게는 영웅이다.

그는 이미 7월 서방의 압력을 받아 세르비아계 스르프스카공대통령직과 세르비아민주당(SDS) 당수직을 내놓았다. 그리고는 이번 총선에 한명의 유권자로 조용히 참가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태풍의 눈」이다.

중앙정부 대통령후보로 나선 SDS의 몸칠로 크라이스니크와 스르프스카공 대표에 입후보한 빌랴나 플라브시치가 모두 카라지치의 충복이다. 직함여부와는 관계없이 그는 언제라도 세르비아계를 움직일 수 있는 실력자인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평화이행군(IFOR)이 전범으로 기소된 그의 행적을 소상히 추적하고 있지만 체포하지 않는 것도 그의 영향력 때문이다. 때문에 그를 언급하지 않고는 누구도 보스니아의 평화를 논할 수 없다.

그는 의사였고 시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세르비아계만을 위해 「치료」하고 노래불렀다. 그래서 보스니아의 「병」은 깊어지고 불행은 심해졌다.

◎평화이행군 사령관 미 로페즈/총선 감시 진두지휘 평화 심기 “무거운 짐”

보스니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평화이행군(IFOR) 사령관 조셉 로페즈(56)는 15일 『보스니아 국민들에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보스니아 총선이 「사소한 시비」가 있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 탈없이 진행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실려있지 않았다. 더욱이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보스니아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미 세르비아계와 회교계가 각기 선거부정문제를 들고 나오고 있다.

로페즈는 유럽주둔 미 해군사령관으로 남부유럽 주둔 나토군사령관을 겸하고 있다. 그는 현재 보스니아에 파병된 4만8,000명의 IFOR병력을 지휘, 총선과정 감시는 물론 총선이후 보스니아의 치안과 정국안정의 책임을 맡고 있다. 보스니아 총선은 「평화 만들기」의 마무리 작업이다. 잘못될 경우 보스니아는 원점, 즉 「평화 이전의 상태」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보스니아에 평화가 뿌리내리느냐 여부는 그의 역량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조재우 기자>

◎“유권자 공포 조성” 선거 부정 잇달아/타민족 학살장소에 투표소 설치/“선거하려면 이주 서약하라” 강요/무연고 지역 몰려가 자파 지지

보스니아 총선이 적대 민족에 대한 교묘한 선거방해 등 총체적 부정으로 얼룩졌다고 서방 선거관리단이 16일 우려를 표했다.

서방 선거관리단의 이같은 우려 표명은 14일 총선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보스니아내 양대민족인 회교계와 세르비아계가 갖은 수법을 동원, 상대 민족의 투표를 방해했다』면서 『전국적으로 선거부정이 지속적으로 자행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밝힌 가장 전형적 부정 선거 수법은 상대민족 유권자에 공포심을 조성하는 것. 세르비아계는 회교난민의 투표소를 내전기간 동안 회교계 대량 학살 장소였던 회교사원이나 채석장 등에 설치하고 무장 병력을 투표소 안팎에 배치했다. 회교계도 자신의 구역에 넘어와 투표하는 세르비아계 난민들에 『투표하려면 앞으로 회교지역에서 살겠다는 증명서를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세르비아계 난민들은 아무 연고도 없는 회교거주 지역으로 몰려가 세르비아계 후보를 지지했다고 선거감시원들은 지적했다. 보스니아 남동부 포카지역에는 4,000명의 세르비아계 난민이 버스를 타고 몰려가 한꺼번에 투표했는데 이들중 상당수는 이 지역을 난생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었다.

한편으로 14일 밤늦게 시작된 개표과정에서도 세르비아계 지역에서 세르비아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집계를 틀리게 하는 등 부정이 잇따랐다.

총선관리를 맡고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같은 선거부정 유형을 취합하고 있어 그 결과가 공식 발표될 경우 선거무효 논란 등 파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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