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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북부동맹 당수 보시(뉴스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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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북부동맹 당수 보시(뉴스메이커)

입력
1996.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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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으로 끝난 「북부독립」의 꿈/독립선포식 「가족잔치」 그쳐/주민 대부분 경제 역효과 우려 외면움베르토 보시(54) 이탈리아 북부동맹 당수가 꿈꿔 온 북부지역의 독립이 물거품이 됐다. 14일 북부동맹 주도로 이탈리아 남북경계선인 포강 연안도시 크레모나에서 열린 「독립 선언」행사는 계획의 250분의 1에 불과한 3,000여명의 당원만이 참석한 가운데 쓸쓸히 막을 내렸다.

북부동맹은 애초 포강 상류에서 하구까지 625㎞에 80여만명이 「인간 사슬」을 만들어 「파다니아 공화국」선포를 전세계에 알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행사 시작을 40여분이나 미루며 기다려도 지지자들은 몰려 들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보시는 로마의 식민정책을 비난하고 파다니아의 독립을 1776년 미국 독립에 견주는 내용의 독립선언문을 힘없이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남북간 경제격차가 워낙 큰데다 상대적인 세수배분에서의 격차가 엄청나 「많이 내고 적게 받는」 북부 공업지역의 불만에서 비롯한 독립열기가 이처럼 쉽사리 사그라질 줄은 그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을 것이다.한때 이탈리아 국민 10.6%가 북부동맹의 독립운동을 지지했던 것과는 완전 딴판으로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북부지역 주민 7.6%만이 독립을 지지해 보시의 실패를 예고했다. 결국 독립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호기심과 일시적 열정의 대상이었을 뿐임이 확인된 셈이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독립이 북부경제에 미칠 역효과를 우려했다. 북부지역의 공장이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낙후한 남부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란 예상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한때의 돌개바람으로 끝난 보시열풍은 늘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심각한 것을 싫어하는 이탈리아인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씁쓸한 반성만을 남겼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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