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군·경제계 주요인사들 8월까지 20차례 방문/시장경제·건설정책 등 공부… 중선 대대적 환영북한의 중국경제 배우기가 활발하다.
통일원과 대북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당·군·경제계 주요 인사들은 올해 8월까지만 20여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통일원 당국자는 『94, 95년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북·중간 경제 관계자 교류가 늘어난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26일 북한 중앙통신사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했을때 북경(베이징)방송은 『방문 목적이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건설을 요해하는 데 있다』고 보도해 관심을 모았다.
또 7월9∼13일 부총리 김윤혁은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조약 기념행사를 위해 대표단을 이끌고 북경의 수도강철공사와 와이셔츠공장, 천진(톈진)경제특구 등을 시찰했다.
북한이 중국의 개혁개방 노선에 비판적이었던 종전의 입장에서 벗어나, 현실을 인정하고 중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따르기로 입장을 정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이같은 북한의 중국경제 배우기는 최근 북·중 국경지대 행정대표들의 교류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지난 8월14∼24일 양강도 경제일꾼대표단은 연변(옌볜)대학과 유리·도자기 공장 등의 연변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무역상담을 벌였다.
연변방송은 이들 대표단이 연변의 경제발전을 높이 평가하고 양측의 무역전망에 낙관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8월30일에는 함경북도당대표단이 흑룡강(헤이룽장)성을 방문했다. 현지 언론은 『(이 방문이) 각자의 경제발전을 추진하는데 적극적인 추동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중심부와 외곽사이의 거리가 짧은 북한으로서는 일단 나진·선봉과 북·중 국경지대 등지에서부터 시장경제 체제를 흡수, 충격을 완화하면서 경제회생을 꾀하는 전략을 굳히고 있으며 다음 개방 차례는 신의주가 유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국경지대의 밀무역도 당국의 묵인 아래 성행하고 있다.
이밖에 과학기술협조대표단(5월), 남포시친선대표단(7월), 철도부대표단(8월) 등의 경제 관계자들이 중국을 다녀갔다. 중국측에서도 요녕(랴오닝)성(4·8월), 길림(지린)성(2·6월) 대표단들이 각각 두차례, 대외무역합작부 부부장 석광생(5월)과 중국 기상국 관계자(8월) 등이 북한을 방문했다.
그렇지만 북·중 무역실적은 93년 이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북한의 최대무역상대국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일본으로 바뀌었다. 올 상반기 교역량도 일본과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늘어난데 비해 중국과는 9.1%가 줄었다. 북한의 대중 무역실적은 94년 6억2,000만달러, 95년 5억5,000만달러, 올해 상반기 2억4,700만 달러로 감소 추세다. 물론 수입 감소보다는 수출 감소폭이 크다.
북한은 중국식 경제개발 모델을 택하면서도 실제 경제교류는 우리와 일본, 홍콩과 대만 등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 중국이 북한의 요구를 수용할 만큼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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