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발음딴 8585·8204 등 정비서비스 지정/휴대전화 「0××」 포화 신규업체 번호로 진통/프로야구속보 6984 등 전화번호이용 서비스 속속등장「숫자를 잡아라」 전화번호 서비스식별번호를 이용한 통신사업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좋은 번호, 알기쉬운 번호를 잡기 위한 업계의 다툼이 치열하다. 또 업종에 걸맞은 기발한 번호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번호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말 발음을 딴 전화번호를 이용, 이를 가장 잘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는 곳은 자동차업체. 「8585」(바로바로) 「8582」(바로빨리) 「8572」(바로처리) 「8204」(빨리봉사) 「0404」(봉사봉사) 「8255」(빨리오오) 등이 대고객서비스를 한층 강조하고 있는 자동차업체가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AS망이나 정비사업소 전화번호에 적용한 마케팅 번호상품이다.
「8585」 「8582」의 주인은 기아자동차. 기아는 고객의 요구를 「바로바로」들어준다는 의미로 전국 15개 정비사업소의 전화번호 뒷자리를 이 번호로 통일시켰다. 또 본사 종합상황실의 전화번호를 「1212」로 정했다. 군대에서의 행진때 붙이는 『하나둘 하나둘』에서 따온 것으로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간다는 뜻이 담겨있다.
현대자동차는 알라딘서비스망 11개소의 전화번호를 「8204」로 통일했고 전국정비사업소에 고객이 예약할 때 쓰는 예약정비전용전화는 「8572」로 했다.
대우자동차는 긴급출동반은 「8255」 전국 8개 부품상담실은 「7119」로 했으며 쌍용자동차는 앞뒤를 바꾼 「5582」로 정비사업소를 새롭게 「정비」했다.
통신업계에는 신규 PCS(개인휴대통신) 사업자로 선정된 한솔PCS LG텔레콤 한국통신의 새 서비스식별번호 부여를 앞두고 「번호신경전」이 한창이다.
시외전화의 「082」데이콤과 기존의 한국통신, 무선호출기의 「012」(한국이동통신) 「015」(서울·나래이동통신 등 전국 10개 사업자)간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지금은 국제전화와 휴대전화부문으로 확전되고 있다.
선발주자인 「011」(한국이동통신)과 디지털방식을 내세우며 4월부터 서비스에 나선 「017」(신세기통신)이 양분하고 있는 휴대전화부문은 PCS 3개업체가 새로 지정되면서 서비스식별번호 배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0XX」계열의 식별번호대가 포화상태여서 이 기회에 기존업체를 포함, 「01XX」계열의 4자리 숫자로 하자는 것이 정보통신부와 신규업체의 주장인 반면 한국통신과 신세기통신은 번호를 바꿀 경우 1조원이 넘게 드는 엄청난 비용과 기술적 문제등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최근 신규업체에 한해 네자리 식별번호를 사용하는 것으로 잠정결정돼 이들 업체가 세자리계열의 기존업체에 맞서 어떤 마케팅전략을 구사할지 관심거리다.
「001」(한국통신)과 「002」(데이콤)의 국제전화도 온세통신이 최근 「008」이라는 새 식별번호를 부여받아 내년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어서 치열한 번호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이밖에 프로야구 속보서비스인 「6984」(야구박사) 「6949」(죽고살고) 「6979」(야구치구)등도 전화번호를 이용한 성공한 마케팅기법으로 꼽히면서 이를 이용한 서비스업체가 크게 늘고 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