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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신라 삼현삼죽 연주회」(음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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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신라 삼현삼죽 연주회」(음악 리뷰)

입력
1996.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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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중금 가능성 확인 무대국악의 종가 국립국악원은 우리 전통음악의 유산을 온전히 지키고 발전시킬 책임을 지고 있다. 옛 것을 지킴에 있어 국악원 정악연주단이 12일 국악원 소극장에서 연 신라 삼현삼죽(삼현삼죽)연주회는 의욕과 결과가 주목할 만 하다.

1,000년전 신라의 대표적 향악기인 가야금 거문고 비파(삼현), 대금 중금 소금(삼죽)만의 무대를 꾸민 기획이 우선 신선하다. 무엇보다 잊혀졌던 악기인 중금을 복원, 음악적 가치를 확인한 것이 소득이라 하겠다. 「삼국사기」등 문헌에는 중금곡이 245곡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지금까지 이 악기는 무대에 오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날 중금은 소금 대금과의 합주, 중금만의 제주로 소개됐다. 중금의 값진 역할은 대금 6, 중금 6, 소금 2 편성의 「상영산」에서 잘 드러났다. 대금과 소금의 중간음역인 중금이 들어감으로써 소리가 훨씬 풍성해진 것이다. 중금 6, 편경 편종 각 1 편성으로 연주한 「해령」은 중금의 소리빛깔과 독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갈대청이 떨리면서 거친 듯 시원한 소리를 내는 대금과 달리 중금은 청공이 없다. 대금보다 소박하고 소금보다 씩씩한 독특한 맛이 났다. 「해령」은 본래 피리가 선율을 이끌고 대금은 따라간다. 그런데 이 날은 대금 불던 주자들이 중금으로 피리 선율을 불었다. 따라가던 것이 이끄는 자리로 역할을 뒤바꾼 것이다. 더군다나 기본음을 잡아주는 편경 편종과 함께 하여 조금이라도 음정이 틀렸다 하면 당장 거슬릴 터였다. 이처럼 어려운 연주를 잘 해낸 데서 연주자들이 쏟은 노력이 짐작됐다. 덕분에 중금은 앞으로 자주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비파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4월에 처음 재연무대를 가졌던 때에 드러났던 음량 부족, 단조로움 등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공명통 확대, 줄의 개량 등 악기를 보완하는 노력이 더 필요할 것 같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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