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 설명회 계기 「자연스런 만남」 가능성에도/3당 모두 「기세대결」 기류의식 추진엔 소극적김영삼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자, 정치권에는 여야 영수회담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매번 대통령의 외국순방이 있고나면 의례적으로 3부요인과 각당 대표들에게 순방결과를 설명하는 영수회담이 열린다. 이를 계기로 여야 총무들은 자연스럽게 영수회담을 추진, 얽혀있는 현안들을 해결하기도 한다. 더욱이 15대 국회 첫 국감을 앞두고 있고 여야가 선거수사, 제도개선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어, 정국순항을 위해서는 영수회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여야가 현재 순리적인 정치보다는 기세대결, 지엽적인 실리다툼에 몰두해있어 영수회담의 성사를 확신할 수만은 없다. 실제 여야 총무들은 가파른 정국분위기를 의식, 드러내놓고 영수회담을 추진하기도 버거운 처지다. 영수회담을 추진했다가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상당한 책임추궁이 뒤따를게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신한국당의 서청원 총무도 국민회의 박상천, 자민련 이정무 총무에게 지나가는 말로만 『야당총재들이 모양좋게 귀국설명회에 참석하지…』라고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야당 총무들도 『공식제의가 아니었기 때문에 당총재에 보고도 하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총무들은 대화보다는 공세에 치중하는 당내 기류를 의식, 남의 일처럼 영수회담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수회담의 형식을 놓고도 적지않은 신경전이 있을 수 있다. 김대중 국민회의, 김종필 자민련총재 등은 3부요인과 함께 초청되는 의례적인 자리를 별로 탐탁지않게 생각하고 있다. 두 야당총재들은 김대통령과 별도의 회담이 적절하고 그것이 안되면 이홍구 대표를 포함, 김대통령과 4자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회의 박상천 총무는 『김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자리가 돼서는 곤란하다』며 설명회형식의 회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고 영수회담이 어렵다고 단정할 수만도 없다. 정상외교 설명회가 끝난후 3당대표들이 남아 자연스럽게 추가회담이 이루어지는 형식이 된다면 야당도 이를 거부할 명분은 별로 없다. 현 시점에서 여권의 고위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대통령의 외교설명회에 참석하는게 뭐 그리 어렵느냐』며 추가회담에 회의적이다.
그러나 여권이 원만한 정기국회운영을 위해 적절한 의전을 갖출 수도 있고 야당총재들도 조건없이 외교설명회에 참석할 수도 있어 영수회담의 성사여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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