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식량난에 수해현장 마지못해 공개”/원조 부진은 북측 홍보부족도 원인뉴욕타임스의 일요판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15일자에 지난 여름 수재현황파악을 위해 방북했던 객원 칼럼니스트 월터 러셀 미드의 방북기를 싣고 북한은 외부세계가 보는 것처럼 광란의 와중에 있는 것만은 아니라고 전했다. 다음은 「북한, 혼란보다는 정연함」이라는 제목의 방북기 요약이다.
『나는 올해 북한에 기자로 간 것이 아니라 국제자선단체의 고문단 일원으로 방문했다. 북한은 식량난이 너무 심각한 나머지 국제자선단체 요원들에게 마지못해 현지를 시찰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었다. 북한당국이 수해지역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커다란 변화의 하나이다. 나는 이틀간 수해 현장을 볼 수 있었다. 평양 시내에는 비둘기를 한 마리도 볼 수 없었고 시내 도처에서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먹을 농작물을 수확해서 운반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유엔 관리들은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아프리카 보다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거의 대부분의 기근은 어느 나라든지 극히 일부의 국민들과 아주 제한된 사회집단에 한정돼 있으나 북한의 경우는 전국민의 85∼90%가 기근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제적인 원조활동은 지지부진하다. 북한 식량원조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직 1천2백50만달러가 부족하다. 거기에는 북한당국의 홍보 부족에도 원인이 있다. 북한이 홍수현장을 외국 언론들이 보도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일당독재이고 억압적이고 위대한 지도자에 대해 우상숭배를 하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가까운 장래에 국제인권단체로부터 찬양을 받을 가능성도 없다. 다른 한편 북한은 세계 3차 대전을 유발시킬 만큼 광적이고 위험한 국가도 아니다.
북한은 내년에도 굶주린 상태에 놓일 것이다. 필사적으로 한국을 침략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느때 보다도 먼 것처럼 보인다. 식량비상은 쿠바의 경우처럼 외국투자와 국제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싶도록 만들 것이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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