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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름우유」 이어 「발암물질」 파동/유가공·낙농업계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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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름우유」 이어 「발암물질」 파동/유가공·낙농업계 “허탈”

입력
1996.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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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평소 10% 급락속 수입품 품귀/안전홍보·피해보상 요구 등 “비상대책”유가공업계 및 낙농업계가 분유의 발암물질검출소동으로 직격탄을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해 10월의 고름우유파동에 이어 올봄의 광우병사건, O―157균사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설상가상으로 발암물질 검출파문이 돌출, 유가공업계와 낙농가들이 최대의 위기에 빠져든 것이다. 경제전반의 장기불황으로 유제품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충격이 더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4일 『유가공업계가 현재 1만4,000여톤(7,800억원상당)에 달하는 엄청난 분유재고로 많은 어려움을 격고 있는데 또다시 발암물질파문이 터져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며 『보건복지부가 우유와 분유가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고 공식발표하기는 했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불신감을 씻어 판매량을 정상화하기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가공업계는 특히 미국의 세계 최대의 분유업체인 시밀락사의 한국진출(11월)에 앞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에 검출된 발암물질은 외국산 분유에서도 검출되는 분량인데 소비자들은 국산품을 불신, 무조건 수입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수입업자들이 국산품에 대한 불신감을 증폭시키기 위해 국산품에는 발암물질이 있다는 식의 루머를 퍼트려 왔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 허탈할 뿐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암물질사건이 터지자 남대문시장 숭례문상가 등 수입상가에서는 시밀락 거버 등 외국산 분유가 동나는 등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유가공업계와 운명을 같이 하고 있는 2만2,000여 낙농가들도 한숨만 쉬고 있다. 원유의 판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유가공업계의 경영난은 아주 심각하다. 국내분유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은 13일 하루종일 소비자들의 항의와 문의전화로 회사업무가 사실상 마비되다시피 했다. 또 각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에서의 분유판매량이 평소의 10%수준으로 급락했다.

유가공업계와 낙농업계는 이에 따라 비상대책마련에 나섰다.

유가공업계는 분유 우유 등의 발암물질 검출수준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보건복지부의 최종 발표가 나자 일단 안도하는 가운데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수습에 들어갔다. 매일유업은 낙농가, 250여개 특약점, 대형 상가 및 슈퍼마켓 등에 공문을 보내 이번 사태의 경위와 진상, 유제품의 안전성 등을 알릴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그러나 소비자들에 대한 광고는 자칫 이번 파동의 여파를 더 확대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광고시안만 작성해 놓은 채 시행 여부는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회장 김남룡)도 특별성명을 발표,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때문에 낙농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전국의 낙농가(2만2,000여명)가 총궐기하여 생존권 수호를 위한 비상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축협중앙회(회장 송찬원)도 검사자료의 유출로 인한 책임소재를 규명하여 관련자를 엄중문책토록 보건복지부에 촉구하고 낙농가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키로 했다.<이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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