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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전수천/국제무대 본격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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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전수천/국제무대 본격 진출

입력
199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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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불·브라질·미서 잇단 작품전/「정신적 공간」 등 설치작품 선보여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받은 전수천씨(49)가 10월 프랑스, 브라질, 미국 등 3곳서 동시다발적으로 작품을 발표한다. 특별상 수상직후부터 경기 일산의 작업실에 머무르며 준비해 온 전시는 프랑스 국제미술견본시장(FIAC·10월2∼6일), 제23회 상파울루 비엔날레(10월5일∼12월8일), 보스턴 헌팅턴갤러리 개인전(10월27일∼12월22일)등 3건. 모두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대규모 작품전이면서 세계적 작가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다.

이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상파울루 비엔날레. 베니스, 휘트니와 함께 3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이 행사에 그는 아시아대표작가 5명중 하나로 뽑혀 참가한다.

13일 경기 양주군 장흥면 토탈야외미술관에서 완성돼 공개한 출품작은 전통 통나무집을 활용해 제작한 대규모 설치작품. 「정신적 공간(Spiritual Space)」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작품은 가로 525㎝, 세로 350㎝, 높이 325㎝ 규모의 조립식 가옥과 다양한 설치물로 구성돼 있다. 못을 전혀 쓰지 않는 전통기법으로 제작한 집의 내벽에는 현대산업사회의 물질만능과 소비풍조를 고발하고 인간성 회복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양각했다. 가로, 세로 4㎝ 크기의 한글 2,300자를 새기는 데만 꼬박 두 달이 걸렸다. 집 내부바닥에는 자연 또는 문명의 씨앗을 상징하는 누에고치를 깔고 군데군데 지혜의 불빛인 네온등을 세워두었다.

또 집주변과 전시장 벽에는 현대문명의 흔적인 음료수깡통 1만5,000개를 찌그러뜨려 부착하기도 했다. 전씨는 『산업사회에서 위태롭게 떠 있는 전통문화를 되돌아 보고 조용히 앉아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14일 항공편으로 브라질로 운송된다.

가나화랑 소속작가로 참여하는 FIAC에는 납활자와 나무상자를 소재로 제작한 「흰 상자 안의 푸른 빛(Blue Light In White Box)」이라는 작품을 내놓는다. 가로, 세로, 높이 25㎝의 정육면체상자 43개중 22개는 바깥면에 납활자를 붙여 네온등과 함께 천장에 매달고, 21개는 활자를 채워 바닥에 일렬로 늘어 놓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구텐베르크보다 200년이나 앞서 금속활자를 발명한 사실을 알리고 인쇄매체에 의한 문명발달을 부각시키고자 했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세번째 미국개인전인 헌팅턴갤러리 초대전에서는 설치작업과 대형 평면작품 3점을 선보인다. 설치작업은 전시장 바닥에 가로 세로 30㎝와 두께 3㎝의 대리석을 깔고 그 위에 폐기된 자동차 두대와 이를 중심으로 1,500개의 토우를 배치한 것. 또 토우 사이로 푸른 네온빛을 통과시킴으로써 현대문명의 위기를 한국전통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 2월 동양과 서양문명의 관계를 다룬 작품으로 뉴욕타임스지에 소개되기도 했던 전씨는 『인간정신과 문명의 근원이 어디 있으며, 과거 인류의 흔적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세 작품의 공통된 제작의도』라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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