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육 끝나도 부모보다 키 작아/임산부 모습 날로 보기 어려워/군인들 가족생계 신경탓 기강 해이/4자회담 다소 시간걸릴 뿐 희망적미 상원이 12일 개최한 북한문제 청문회에는 하원의원과 국무·국방부 고위관리 등이 출석, 북한의 식량난과 북한군 동향, 한반도 관련 4자회담 전망 등에 대해 증언했다. 특히 지난달 21∼24일 북한의 홍수피해 실태를 돌아본 토니 홀 의원(민주)은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을 상세히 전했다.
다음은 청문회 증언내용을 분야별로 요약한 것이다.
◇식량난(토니 홀 하원의원)
수도 평양에는 기이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차로 20여시간 거리에 있는 시골 마을의 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지쳐 있었고 올 겨울을 난다는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시련이 될 것이다.
내가 목격한 북한 주민들의 기아및 영양실조 상태는 다른 나라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달랐다. 북한은 발육이 끝난 어린이가 부모보다 키가 작은 유일한 나라다. 북한은 또 부모와 조부모가 자기들 몫으로 배급받은 식량을 자식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는 유일한 국가다.
일부 구호기관 관리들의 말에 따르면 임산부의 모습은 날로 보기가 힘들다. 새로 문을 연 2백50병상 규모의 한 산부인과는 25명 이상의 환자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농토도 피폐해 있기는 사람과 마찬가지였다. 논둑, 길가, 강변, 가파른 산비탈 등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곳이면 아무리 좁은 공간이라도 곡물을 심어놓았다. 이같은 실정에 비춰 비정부기관(NGO)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북한 군부동향(윌리엄 라이트 국방부 아·태담당국장·제독)
군부는 평양 정권의 생존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식량난으로 군인들이 가족의 생계를 지원하느라 일부 기강이 해이해지고 지휘계통에 균열이 발생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이 경제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한미양국의 방위태세에 비추어 결코 승산이 없는 명제가 될 것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문호를 개방해 놓고 있는 것은 군부의 이성적 행동을 유도하는 데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본다.
◇4자회담 전망(마크 민튼 국무부 한국과장)
북한이 4자회담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북한이 4자회담을 거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이 4자회담을 수락하는 데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협상에 응해오고 테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노력하는 것등은 미국의 북한포용정책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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