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메이니 견제 위해 지원 “호랑이 키운 셈” 불구/종파·민족갈등 해결 「대체인물」 없어 완전제거 고민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미국이 반드시 제거해야할 대상인가. 중동정세분석가들은 대체로 「미국익을 위해 만들어지고 유지돼온」 후세인의 용도가 아직 폐기단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미국이 「세계산업의 젖줄」인 걸프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확보하려면 오히려 없는 「후세인」이라도 만들어내야 할 판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는 복잡하게 얽힌 중동의 역학구조와 이와 맞물려 있는 반외세적 민족주의이다. 2차대전이후 미국의 대중동정책의 기조는 이 지역에 배타적 절대강자의 등장을 막는 세력균형이다.
이와함께 석유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통제와 안전 확보차원에서 미군사력의 주둔은 필수적 요건으로 지적돼 왔다.
미국은 아랍민족주의에 편승한 구소련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이란의 팔레비왕조에 군사적 지원을 퍼붓다 호메이니 회교혁명이 일자 대역으로 후세인을 택했다. 후세인이 80년부터 8년간 치른 대이란전은 아랍대 페르시아간의 전통적 대결구도 이면에서 산유왕정국의 위협요인인 「회교혁명확산」을 저지한다는 대리전 양상이 담겨 있었다.
미국을 비롯,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지원을 받은 후세인은 막대한 전쟁 피해에도 불구, 어느새 중동의 맹주로 자리매김되며 통제불능의 상태에 빠져 들었다.
이 구도를 깬 것이 91년 걸프전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약화는 이 지역의 안정을 흔들 새 위협요인이었다. 당시 미국이 후세인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음에도 불구, 공격을 중단해 그를 살려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라크를 확고히 통제할 수 있는 그가 「소탐대실」을 막을 차선의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후세인의 필요성은 아직도 제기되고 있다. 그를 대체해 회교 수니―시아파, 쿠르드족 등 온갖 정파와 갈등요인이 뒤섞인 이라크를 하나로 이끌 인물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미국의 정책이 갈팡질팡해 보이는 것이나 아랍권이 미국측의 응징에 반발하는 것도 후세인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이 한 연유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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