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라크 공격목표 폭넓게 설정 검토/이라크도 방공망 복구 등 강경대응 다짐이라크가 11일 북부비행금지구역을 초계비행하던 미 전투기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데 대해 미국이 강력한 보복공격 태세를 갖추기 시작, 걸프 지역에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는 우리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금세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라크도 「강경대응」을 다짐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이날 『이라크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결의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고 강조했다.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도 『이라크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훨씬 가혹한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공격목표로 이라크의 이동식 레이더·미사일기지부터 바그다드나 그 인근의 군사령부·군사시설까지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지대공 미사일공격 직후 신속한 대이라크 추가공격 준비에 나섰다. 미 국방부 관리들은 괌 앤더슨기지의 B52폭격기 2대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섬의 영국 기지로 이동,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 뉴멕시코주 할러먼공군기지의 F117 스텔스 전폭기 8대가 중동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곧 쿠웨이트내 기지에 배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아드리아해에 있는 지중해 함대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도 필요할 경우 지중해 동부로 이동해 공격을 지원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했다.
○…아브드알가푸르 이라크정보장관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3일 이라크 대공부대와 조종사들에게 영공을 침범한 미국과 다국적군 항공기를 격추하도록 지시한 것에서 하나도 후퇴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는 미 공습으로 파손된 군사시설물을 복구·수리할 것이라고 밝혀 이라크가 이들 시설물을 복구할 경우 군사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미국의 위협을 무시했다.
○…쿠웨이트정부는 이날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가 미 전투기의 쿠웨이트내 주둔 허용을 전쟁행위라고 경고한데 대해 국민에게 국가안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을 촉구했다. 알압둘라 알사바 쿠웨이트총리는 군 고위 지휘관 회의에서 『쿠웨이트는 모든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KUNA통신이 보도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외신="종합">워싱턴=홍선근>
◎이라크 미사일 발사 미 입장/“울고 싶은데 뺨 때리네”/3차 공격 명분 얻은 셈/강도 높은 폭격 검토·국제사회 곱지않은 시선이 문제
이라크가 11일 북부비행금지구역을 초계중이던 미군 전투기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다. 미국은 이라크의 공격이 있기 전에도 3차 공격을 검토하고 있었다.
국방부 관리들은 10일 이라크가 미국의 1·2차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방공기지를 재건할 수 없도록 완전히 파괴하기 위해 공격을 또 감행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아울러 쿠르드지역에서 5년간이나 공을 들여 진행해오던 중앙정보국(CIA)의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 거세작전이 와해돼 가는 상황이라 물러설 수 없는 처지였다. 따라서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은 미국이 궁해하던 3차 공격의 정당성과 계기를 한 몫에 제공한 셈이다.
미국의 무력응징 자세는 이라크의 공격이후 빌 클린턴 대통령과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의 즉각적 반응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하오 애리조나주 선시티에서 가진 선거유세중 『이라크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결의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면서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라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리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가 일종의 게임을 했는데 우리는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음을 그들이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공격에 비해 훨씬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3차 공격에서는 폭격 강도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유인폭격기를 통한 폭격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린턴행정부가 대이라크 추가공격을 감행하면서 국내외에서 넘어야 할 장애물은 적지 않다. 바깥으로는 프랑스 등의 이탈이 보여주듯 91년의 걸프전과 달리 국제사회에서 대이라크 연합전선이 형성돼 있지 않고 이라크주변아랍국들도 미국의 자국 영토 사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B52 폭격기는 이라크에서 꽤 떨어진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 영국군 기지에 머물러 있다. 91년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라는 명분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이라크 영토내 분란에 미국이 개입하는 형국이다.
안으로는 한창 선거유세가 진행중이어서 공화당이 가하는 비난의 예봉을 피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밥 돌 공화당대통령후보는 클린턴대통령이 지난번 미사일 공격이후 임무를 완수했다고 평가한 것은 성급한 판단이었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후세인 도전 무엇을 노리나/아랍권 반미정서 확산/“실보다는 득 많다” 판단/코앞 미 대선 역이용해 실리 챙기기… 확전은 않을듯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클린턴 흠집내기」가 계속 되고 있다. 11월 대선을 의식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초조감을 역이용해 최대한의 전략적 이익을 챙기려는 의도가 보다 선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는 3, 4일 이틀에 걸쳐 2차례의 크루즈(순항) 미사일 공격을 가한 미국이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며 일단 물러서는 자세를 취하자 주춤했던 기세를 다시 올렸다. 사태의 발단이 된 북부 쿠르드족 지역내 쿠르드민주당(KDP)에 대한 지원을 계속해 친이란계 쿠르드애국동맹(PUK)세력을 몰아내는 한편 「비행금지구역」내에서 미군 초계기에 군사 대응을 되풀이함으로써 미국의 인내를 시험해 온 것이다. 특히 미국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클린턴과 직접 맞서겠다는 후세인의 강경책으로 비쳐져 왔다.
중동군사문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후세인의 강수가 고조되는 반미정서에 편승, 내부 결속을 다지고 북부 쿠르드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굳히기 전략」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후세인은 이번 사태를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많았다. 『클린턴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라크의 영토주권을 짓밟는다』며 미국의 부당성을 최대한 부각, 아랍권내 반미 분위기 확산은 물론 미국과 우방간의 균열을 조장할 수 있었다. 따라서 후세인은 이미 효과를 본 이 게임을 쉽게 끝내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미국과 대결을 벌이고 있는 한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영향력 침투를 노리는 터키와 이란도 행동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부수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그렇지만 후세인이 「확전」을 불러일으킬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4년처럼 전력을 남부로 향하게 해 긴장을 최고조에 달하게 하는 도박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이 경우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아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위치한 남부로 포문이 돌려지면 지상군을 포함한 미군의 급속 증강과 함께 아랍권내의 반미정서도 일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
후세인이 「아랍민족주의에 조종을 울린」 걸프전의 우를 되풀이 할 지는 의문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미 F117스텔스기/레이더망에 안잡히는 전폭기
미국의 F117 전폭기는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기로 「닌자 나이트호크」로 불린다. 미 록히드사가 30년간의 스텔스 개발 노력으로 제작한 이 전폭기는 동판에 전파 흡수재료를 많이 사용하고 다면구조로 설계돼 레이더의 추적을 피할 수 있다.
F117기는 전장 20.1m, 최대너비 13.2m로 마하 1까지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에코」라고 불리는 첨단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레이더 신호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 특히 적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목표지점에 최저 시속 278㎞로 접근, 최대 1,815㎏의 미사일과 폭탄을 쏟아붓고 유유히 사라지는 야간작전수행능력은 가공할 만하다. 미 군사위성과 레이더를 이용해 목표물을 탐지하고 최고 3만3,000m고도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F117기는 89년 파나마침공때 첫 출전했으며 걸프전 당시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이라크 SAM6 미사일/구 소 67년 첫선 이동식 지대공
이라크군이 11일 미 F16을 향해 발사한 SAM6은 구소련이 제작, 67년 첫 선을 보인 지대공미사일이다. 적의 위치를 파악한 뒤 발사버튼을 누르면 마하 2.8의 속도로 날아가 유도장치에 의존, 4∼60㎞ 고도에 있는 적기를 요격한다. 길이 6.2m, 직경 33.5㎝로, 최대 80㎏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무한궤도 차량에 3발까지 탑재, 이동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
북한 쿠바 등 구소련 동맹국들과 중동국가 대부분이 SAM6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란은 자체생산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73년 4차 중동전에서 명성을 날렸지만 지금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고공 비행하는 미 전투기를 격추시키기 위해서는 레이더로 먼저 추적을 해야되는데 이 경우 레이더 역추적미사일의 역습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샘 트랩(함정)」을 만들어 놓고 이 곳에 들어오는 항공기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경우 첨단장비를 갖춘 항공기라도 격추할 수 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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