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불량 빈혈환자 최재환씨 돕기 헌혈 앞장『한생명을 위해 우리의 피를 나누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일만큼이나 보람있는 일이죠』
죽어가는 한 생명을 살리는 데 특전사 장병들이 발벗고 나섰다. 특전사 비호부대 장병 30명이 재생불량성 빈혈환자 최재환씨(39·서울 광진구 구의1동 253의 50)를 위해 팔뚝을 걷어붙였다.
비호부대가 최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일. 17일 예정된 골수이식수술에 필요한 혈소판을 구하지 못해 애태우던 최씨의 누나 영순씨(45)가 비호부대를 직접 방문했다.
최씨는 골수에서 혈액세포를 생산하지 못해 하루라도 빨리 골수이식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환자.
그러나 국내에는 흔치 않은 AB혈액형인데다 혈액을 살 경제적 능력도 없어 최씨는 수술날짜를 받아놓고도 혈액부족으로 애를 태웠다. 골수이식수술을 하려면 사전에 최씨의 조혈세포를 죽여야 하는데 타인의 골수가 이식될 때까지 한달여동안 다량의 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1,200만원짜리 사글셋방에서 살며 노동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그나마 병치료로 방값까지 써 10월초엔 방마저 비워줘야 할 딱한 처지였다.
이런 최씨에게 주위사람들과 병원측은 군부대에 헌혈을 부탁해보라고 권유했고 망설임속에 비호부대를 찾은 최씨의 가족을 부대원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부대 여단장은 적극지원을 약속했고 AB형 혈액을 가진 장병 30명이 자원했다.
장병들의 도움으로 최씨는 10일 서울중앙병원에 입원, 17일 골수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씨는 『막내동생같은 장병들의 도움으로 새생명을 얻는다고 생각하니 어떻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가진 것은 없지만 수술이 끝나고 나면 다른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건강하게 새인생을 살고 싶다』고 눈물을 글썽였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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