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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키우기(불황을 이긴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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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력 키우기(불황을 이긴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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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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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절감·품질개선 등 체질 강화/생산조직 혁신·물자절약 병행 내실위주 감량경영/중기 “불량률 0” 운동속 대기업도 간접경비 줄이기경제대국 일본에서 자생력이 가장 큰 기업은 소니 도요타 샤프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대기업이 아니다. 2월 일본경제신문이 내로라 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일본 최고의 우량기업으로 선정한 회사는 「로무(ROHM)」라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전자부품회사였다.

로무사가 가장 자생력있는 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는 단 한가지. 무리하게 매출을 확대하지 않고 원가절감―기술혁신―품질개선 등으로 기업체질을 강화하는 내실경영으로 수익률을 높였다는 점이다. 로무사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가격을 과감하게 인상하고 그래도 여의치 않으면 생산을 포기하는 철저한 내실·감량경영으로 95년 한해동안 24.8%라는 놀라운 이익률을 기록, 일본 최고의 기업이 됐다.

개방시대 첫 시련을 맞은 국내기업들도 무한경쟁에 필요한 자생력 강화를 위해 내실위주의 감량경영을 목표로 로무사의 벤치마킹에 나섰다. 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리 이면지쓰기 전화줄이기 출장절제 등 단순한 예산절감만으로는 이번 불황을 극복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업들은 접대비 등 관리비가 매출액의 10∼15%에 이르는 기형적인 「고비용―저효율」생산구조를 ▲원가절감 ▲기술혁신 ▲품질개선 등을 통해 「저비용―고효율」구조로 개편시키는 체질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자생력 강화에 나선 국내기업들은 대규모 감원으로 공백이 생긴 조직구조를 통폐합하거나 생산현장의 작업조직을 과감히 혁신하는 구조적 개편과 전통적인 물자절약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의 움직임은 대기업·중소기업 등 규모와 블루칼라·화이트칼라 등 직종의 구분이 없다.

생산현장의 구조개편은 대기업보다는 오히려 중소기업이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수정진동자를 납품하는 싸니전기는 제품불량률을 0%로 제거하기 위해 최근 종업원에 대한 품질개선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라인스톱제 품질실명제 등을 도입했다. 자동차 부품전문생산업체인 공화금속도 기존의 컨베이어벨트시스템만으로는 구조적으로 제품불량률을 100PPM 이하로 낮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작업조직을 다품종소량생산에 적합한 쉘(Shell)방식으로 개편했다. 대기업에 전자부품을 납품하는 경남 양산의 대덕정밀과 대화전선 등도 최근 ISO인증 획득을 계기로 불량률을 100PPM이하로 낮추기 위해 「100PPM추진본부」에 가입했다.

100PPM추진본부 김동희 홍보팀장(48)은 『우량 중소기업들이 최근의 불황을 생산성 향상의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며 『이들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근로자교육 라인스톱제 품질실명제 등으로 불량률을 줄이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작업조직을 환경변화에 강한 유연생산시스템(FMS)으로 개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대기업들도 기형적 원가구조의 원인을 간접경비로 지목, 본격적인 거품빼기에 착수했다. 기아자동차는 「향후 3년동안 재료비 관리비 생산성을 30%이상 개선한다」는 초강도 이익혁신전략인 「PI―333」운동을 전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PI―333」의 성공을 위해 매월 부서별로 접대비와 관리비를 30%이상 줄이는 한편 공장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재료비를 3%이상 감축할 방침이다.

최근 본격적인 거품제거작업에 나선 삼성그룹도 「3년내에 경비를 30% 줄인다」는 「330운동」을 전개키로 결의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경우 간부들의 접대비가 10% 줄어들고 해외출장시 비행기좌석등급도 비즈니스에서 이코노미클래스로 낮아졌다. 삼성자동차도 이미 2개월전부터 술자리 2차 안가기, 룸살롱 안가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쌍용그룹도 그룹내 모든 부서별로 예산의 20%를 절감키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 방안을 10월초까지 마련할 방침이고 삼천리그룹도 이달중 대대적인 원가절감방안 마련과 함께 한계에 이른 연탄공장의 일부를 폐쇄할 방침이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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