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 「책의 해」가 지나자마자 모범장서가상이 폐지됐습니다. 독서의 달인 9월을 맞아 이 상이 부활됐으면 좋겠습니다』한국장서가협회장 신영길씨(70)는 할 말이 많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주관으로 64년부터 2∼4명씩 수상자를 선정해 온 모범장서가상은 94년부터 폐지됐다. 수상자는 정부간행물과 주간·월간지 전문서적등을 제외한 일반단행본의 장서가 2,000권 이상이어야 했다. 상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패와 책 몇권을 주는 명예상이었다. 큰 경비가 드는 것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없애 버린 것이다. 신씨는 여러 차례 출협에 건의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
그는 조선시대에 시행하다가 중단된 「사가」독서제도와 「호당」 칭호도 다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가」제도란 국가유공자나 학식이 풍부한 사람에게 일정기간 책만 읽을 수 있게 거처를 배려하고, 독서당에서 일정기간 책을 읽으면 「호당」이라는 칭호를 수여했던 제도로 첫 수혜자가 신숙주였다. 93년 성동구청이 나서 「호당」과 「독서왕」제도를 만들어 시행했지만 그것도 한 차례로 끝나고 말았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독서진흥을 위한 의지가 부족한 것이다.
85년부터 장서가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회원이 91명인 협회를 어렵게 이끌면서 매년 회보 「상서」를 내고 있다. 또 40여년동안 모은 5만5,000여권의 장서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한양 오백년사」 등을 낸 바 있는 그는 현재 「일제침략 70년사」와 갑오경장이후 한국의 재정정책을 조명한 「한국재정사」를 집필중이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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