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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봄」 언제 다시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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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봄」 언제 다시올까

입력
199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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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시기놓고 낙관·비관론 엇갈려/“조정기 거친뒤 내년 수급상황 역전” 낙관론/“업계 구조적 한계… 불황 장기화할 것” 비관론올들어 반도체가격이 급강하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 분석기관들이 반도체경기의 회복시기를 점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발표한 「반도체 산업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말 이후 4메가D램은 8달러에서 2.5달러로, 16메가D램은 48달러에서 10달러까지 추락, 「1메가=0.6달러」시대에 도달했다. 협회는 반도체경기가 이제 바닥권에 진입했으며 내년초 소폭 하락하는 조정기를 거친뒤 2·4분기이후 본격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협회 김치락 부회장은 『그동안 4년주기로 반복돼온 반도체 불황은 통상 9∼12개월간 지속됐으나 이번엔 내년 상반기까지 16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예측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메릴린치증권사는 이보다 이른 올해 4·4분기를 경기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4·4분기에 반도체 주문량이 공급량수준으로 회복되고 내년에는 16메가D램이 수요 18억개, 공급 16억개로 수급상황이 역전될 것』이라는게 메릴린치의 분석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집계한 8월중 미국시장내 반도체 BB율(수주대 출하비율)도 0.90으로 지난 1월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낙관적인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오히려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며 체감경기가 얼어붙어 있음을 나타냈다.

반도체경기에 대한 낙관론은 수요확대와 공급감소라는 양대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우선 하반기부터 각국 주요메이커가 일제히 감산, 공급초과현상이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메가D램의 경우 최근 삼성이 월 1천8백만개에서 1천2백만개로, 일본 NEC가 월 1천8백만개에서 1천1백만개로 당초 예정보다 생산량을 줄였다. 물론 대만업계가 맹추격하고 있지만 투자효과는 3년이후에나 나타날 전망이어서 당분간 시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수요측면에서는 PC시장이 2000년까지 18%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 반도체시장을 지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협회는 특히 삼성 현대 LG 등 국내 3사가 생산체제 기술력 해외마케팅력면에서 절대우위를 차지하고 있어 불황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비관론도 팽배해 있다. 최근 반도체가격 하락은 수요감소가 아닌 공급증가에 의해 촉발됐기 때문에 PC시장 성장이 즉각적인 반도체가격 회복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분석이다.

또 반도체는 장치산업이라 라인가동률이 하락할수록 손실폭이 커질 수밖에 없어 대형메이커간 감산공조체제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삼성이 내년초 7번째 D램제조라인(기흥)을 가동하고 독일 지멘스가 연말부터 포르투갈의 16메가D램 공장을 가동하는 등 감산과 함께 투자도 계속되고 있어 공급초과가 해소될지는 미지수라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만간 에이서 등 대만업계의 신설공장도 대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국내업계는 메모리의존도가 90%에 달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불황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연 초호황끝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고 제2의 반도체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한국 반도체산업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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