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피부병·유아 바이러스성 장염 많아/영양제·보약보다 고른 영양섭취와 수면을우리나라의 가을은 맑고 쾌청해 무더위에 시달린 몸이 정신적 신체적으로 활력을 되찾게 도와주지만 몇가지 복병이 숨어 있어 자칫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우선 낮과 밤 기온의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특히 「콕사키바이러스」나 「에코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기는 감기는 최근 유행했던 무균성 뇌막염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건조한 공기는 피부가려움증 등 각종 피부병을 일으킨다. 노인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아이들은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무척 가렵고 심하면 물집까지 생기는 피부습진으로 고생하게 된다. 알레르기나 천식 환자는 건조한 공기와 꽃가루 때문에 병이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2∼3세 된 유아에게 가장 흔한 가을철 질환인 바이러스성 장염은 9∼10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복통과 설사가 심해 자칫하면 탈수로 인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바이러스성 질환이나 피부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을 자주 먹는 게 좋다. 체력을 보강한다고 평소 하지않던 운동을 과다하게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운동은 가벼운 것부터 시작해 꾸준히 하는 게 바람직하다. 건성피부를 예방하는 데는 목욕후 피부보습제나 오일을 전신에 발라주는 게 도움이 된다. 또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주치의를 찾아 예방교육을 받거나 예방약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을철에는 가족단위로 들에 나가는 일이 많아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쓰쓰가무시병 등에 걸리기 쉽다. 가장 흔한 쓰쓰가무시병은 들쥐나 야생동물에 기생하는 진드기가 사람의 피부를 물어서 생긴다. 들에서 돌아온 뒤 1주일쯤 후부터 갑작스런 열과 함께 사타구니나 겨드랑이의 임파선이 붓고 결막이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의식을 잃는 수도 있다.
유행성출혈열은 들쥐나 집쥐의 똥 오줌 등에 섞여 나온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나 피부 등을 통해 감염되며 심한 열과 함께 피부에 출혈반점이 생긴다. 렙토스피라증은 들쥐의 오줌이 섞인 물로 전염된다.
가을철 야외생활에서 생기는 질병을 예방하려면 긴 옷을 입어 피부를 보호하고 들판에 함부로 눕지 말며 고인 물로 몸을 씻거나 마셔서는 안된다.
어린이와 노약자, 독감에 잘 걸리는 사람들은 10월부터 11월중순 사이에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게 예방접종을 하면 효과가 없다. 가을철에는 영양제나 보약을 찾기보다 금연 절주 고른 영양섭취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윤종율 한림대 의대 교수·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장>윤종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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