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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화 새바람/“튀는 세대 튀는 차”“야따족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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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화 새바람/“튀는 세대 튀는 차”“야따족 아시나요”

입력
199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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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세대 튀는 차”/스티커·네온 등·색동바퀴·선팅…/마이카패션 개성 발휘에 온 정성「남과 같은 패션의 승용차는 싫다」

자신의 기호에 따라 차를 개조하거나 현란한 액세서리를 달고 다니는 자가용패션족이 크게 늘고 있다. 차의 외양에서 내부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원래의 차종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패션을 선보인다.

자동차보닛 중앙에 부착하는 유선형 모양의 공기흡입구 「에어덕트」는 모양에 변화를 주면서 엔진에 공기를 공급해 주는 기능을 한다. 기존 제품보다 훨씬 크고 화려한 「선바이저(햇빛가리개)」도 인기있는 액세서리다.

대중화한 개성창출은 스티커와 번호판 치장. 외국대학 로고 유명 상표 외국 국기 등이 새겨진 스티커와 반짝이는 형광액세서리도 많다.번쩍이는 네온번호판, 2개가 한쌍이 된 쌍번호판에 아예 외국번호판의 모양을 한 것도 있다.

빨강 파랑 노랑색 등으로 화려하게 덧칠한 「색동바퀴」와 차체보다 바퀴가 튀어나와 경주용 자동차처럼 보이게 하는 「마이너스휠」도 있다. 차유리의 선팅은 물론 정지 등과 깜빡이 등을 검게 코팅한 블랙패션도 유행하고 있다. 좌석시트 대신 외국스포츠팀의 로고가 새겨진 헐렁한 T셔츠를 사용하고 가죽과 나무재질로 다양한 디자인을 창출하는 「모모핸들」도 즐긴다.

자동차 패션의 백미는 차 뒷부분의 액세서리. 뒷유리에 활모양으로 볼록하게 붙어있는 햇빛차단용 「리어 바이저」 트렁크위에 달린 비행기 뒷날개모양의 「스포일러」는 날렵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가용패션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만만찮다. 외제 인테리어용품에 수백만원 이상을 쏟아붓는가 하면 번쩍이는 야광액세서리로 시야를 혼란시키고 불법개조한 머플러로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는 폭주족마저 등장했기 때문이다.

카인테리어업을 하고 있는 현승훈씨(22·성동구 용답동)는 『획일성을 거부하고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은 좋지만 다른 운전자를 생각해 지나치게 호화로운 카인테리어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배성규·서정명 기자>

◎“야따족 아시나요”/여성운전자 증가로 “야타족” 줄고/각각 차몰며 “야 따라와” 미팅 등장

『야, 따라와』

토요일 자정에 가까운 시각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 20대 초반의 두남자가 탄 스포츠카가 주변을 맴돌고 있다.

골목길에서 같은 또래의 여성이 흰색 승용차를 몰고 나타난다. 스포츠카가 재빨리 따라 붙으며 3∼4번의 짧은 경적음을 낸다. 안개등도 깜빡거린다. 차를 옆으로 나란히 하면서 차창으로 몇마디를 주고 받는다. 스포츠카가 앞질러 질주하자 흰색차량이 부지런히 뒤따른다.

소위 「야따족」이 즉석에서 「카팅」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최근들어 압구정동이나 강남역부근 혹은 홍익대학 부근에서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는 이들의 「접선」은 마치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길가는 여성을 골라서 태우던 「야타족」의 문화가 「야따족」으로 바뀐 것은 신세대 마이카족이 늘어 났기 때문. 여성 오너드라이버의 증가로 카헌팅의 주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혼란해 졌다.

「야타족」에서 「야따족」으로 변신했다는 김모씨(24·회사원)는 『양측 모두가 기동력을 갖추고 있어 놀이에 대한 선택의 폭은 야타족 시절보다 더 넓다』면서 『그러나 어느 한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때나 어디서든 떠나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카팅에서 마음이 맞은 커플들은 곧바로 술집이나 카페로 향하기보다는 주차하기 편한 한강고수부지를 많이 찾는다. 자정이 넘어서까지 조촐한 「축제」를 벌이기도 한다.

단골 메뉴는 간이판매대에서 준비한 캔맥주와 폭죽. 폭죽에 취한 야따족들은 어디까지 따라가야 할 지를 가늠하느라 밤 깊은 줄을 모른다.

한강고수부지에서 간이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씨(49·여·성동구 행당동)에 따르면 평일 새벽 1시 넘어 고수부지를 찾는 야따족이 20명은 족히 된다는 것이다.<김정곤·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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