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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엔 주사 꼭 맞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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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엔 주사 꼭 맞을 필요없다”

입력
199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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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퇴치약 없고 몸 저항력 약화/항생제 등 주요성분 부작용 소지 많아감기에는 주사가 꼭 필요한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감기에 걸렸다고 주사를 맞을 필요는 없다.

첫째 이유는 감기바이러스를 퇴치할 어떤 약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체에는 바이러스가 몸안에 들어왔을 때 이를 퇴치하는 저항력이 생성된다. 아무리 심한 감기라도 며칠 앓고 나면 괜찮아지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감기약은 콧물 기침 열 몸살 등의 증세만 경감시킬 뿐 병 자체를 빨리 낫게 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약을 먹고 계속 무리하면 저항력이 길러지지 않아 합병증을 일으키는 수도 많다.

둘째 감기에 놓는 주사의 주요성분이 해열제 항생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비타민 포도당 등으로 도움보다는 부작용의 소지가 더 많다.

주사에 흔히 쓰이는 해열제는 대부분 설피린이다. 이 약은 무과립세포증이란 치명적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선진국에선 판매가 금지됐다. 항생제는 세균에만 효과가 있을 뿐 바이러스는 죽이지 못한다. 이른바 「살찌는 약」이나 「뼈주사」의 주성분인 부신피질호르몬제는 마약과 같아서 맞을 때는 입맛이 돌고 기분도 좋지만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비타민이나 포도당도 감기 자체에는 효과가 별로 없고 주사로 몸안에 넣어야 할 이유는 더욱 없다. 또 주의해야 할 점은 어느 약이든 주사로 맞는 경우에는 반드시 쇼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셋째 어린이는 주사를 맞을 때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병원이나 의사 간호사에 대한 불필요한 불안감을 심어 줘 꼭 병원에 갈 필요가 있을 때 이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렇듯 감기에는 주사를 맞지 말아야 하는데도 주사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 국민은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다」는 인식을 뿌리깊게 가지고 있는데다 약국을 돌아다니다가 의사를 찾기 때문에 약이 아닌 다른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또 주사를 놓아주지 않는 의사는 실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있다. 이제부터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무조건 주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자.<유태우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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