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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의 「한 여름밤의 꿈」(무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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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의 「한 여름밤의 꿈」(무용평)

입력
199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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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군무의 호흡과 깔끔한 무대「한 여름밤의 꿈」(5∼8일 리틀엔젤스예술회관)은 네 쌍의 연인이 펼치는 사랑놀음으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인간세상의 왕과 왕비, 요정세계의 왕과 왕비, 서로 사랑하는 한 쌍의 귀족, 그리고 그 귀족들을 각기 짝사랑하는 남녀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사실상의 주인공은 꽃가루를 뿌리며 장난치는 퍼크라는 요정이다.

이 작품의 내용은 물론 셰익스피어 원작에서 각색된 것이지만 금세기 최고의 발레버전으로 꼽히는 「한 여름밤의 꿈」을 안무한 조지 발란신은 멘델스존의 음악에서 더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브루스 스타이블이 안무한 유니버설의 버전 역시 멘델스존의 음악인데 발란신과 다르게 2막을 3막으로 나누면서 인간세상의 묘사를 상세히 했다. 포로가 된 히폴리타여왕이 티시우스왕의 진정한 구애를 마침내 받아들이는 장면과 두 쌍의 귀족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즉 허어미아와 라이센더가 사랑하는 사이이고 각기 헬리나와 디미트리우스가 연적임을 1막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 전체를 놓고 볼 때 1막의 효과는 춤과 글의 거리감을 확인시키는데 그치고 말았다. 2막과 3막에서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발레였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무대장치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숲속의 통치자 티타니아와 오베론역은 박선희와 이원국이 맡았다(7일 밤). 그들의 2인무에서는 상체의 표현력이 탁월한 박선희의 요정다움, 품위를 갖춘 이원국의 개인기량과 함께 안무자의 절도있고 감칠맛나는 기교구사가 엿보였다. 또한 콩꽃요정 강예나, 거미줄요정 임혜경이 환상적인 부드러움을 보였다면 디미트리우스 권혁구, 라이센더 황재원이 활기찬 도약으로 대비되는 춤의 아름다움을 보이는등 단원 전체의 기량에서 성숙된 자기통제력을 느끼게 했다. 특히 3막에서 보인 여러 쌍의 군무가 박자에 일치하는 장면은 외국 발레단에서는 보기 어려운 통일된 호흡으로 깔끔하고 화려한 무대였다.

「한 여름밤의 꿈」이 한국에서 초연된 사실은 다른 고전발레의 초연보다 훨씬 의미가 깊다. 세계 발레계가 사실상 고전적 레퍼토리의 고갈상태에 처해 있고 이 작품이 그 타개책으로 근래에 유행하는 만큼 어찌보면 우리 발레가 드디어 세계의 유행물결을 타고 있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문애령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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