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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식품 채경석 사장/위기땐 정면돌파로 극복(선두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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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식품 채경석 사장/위기땐 정면돌파로 극복(선두기업인)

입력
1996.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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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간장 파동 신 제조기술 개발 이겨내/대기업 공세는 조직 전면개편으로 막아10일 상오 11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부산에서 아침 비행기로 상경한 장류 전문제조업체 (주)오복식품 채경석 사장(49)이 상기된 표정으로 나타났다. 올 2월 유해간장파동으로 국내 장류업계를 뒤흔든 불임유발물질 MCPD를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간장제조기술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채사장은 파동이후 4개월동안 3,000만원을 투자, 세계최초로 개발한 이 제조기술을 경쟁회사에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혀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채사장은 부친 채동우 회장(80)의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2세 경영인이 흔히 풍기는 나약함이 전혀 없다. 그는 오복식품이 존망의 위기에 빠진 76년 사업에 뛰어들어 온갖 경영위기를 극복하며 오복식품을 국내장류업계 2위, 연간 매출 170억원을 자랑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하루아침에 매출액을 10%이상 감소시킨 유해간장파동 논쟁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신기술개발로 정면돌파한 채사장의 경영스타일은 『모든 경영위기는 극복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채사장이 부친의 사업에 뛰어든 76년은 경쟁사의 부산시장 공략으로 시장점유율이 매년 25%이상 하락하던 최악의 순간이었다. 20여개가 넘는 대리점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파업을 선언, 나날이 재고가 쌓여갔다. 부친인 채동우 회장을 비롯, 주위에서 『문을 닫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원가장부를 들고 대리점을 찾아 다니며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호소했다. 『1년만 참아달라』는 채사장의 부탁에 대리점들이 하나 둘씩 돌아왔고 거짓말처럼 그해부터 매출액이 다시 늘어났다.

채사장의 공격경영은 경쟁업체가 1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들여 일본에서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87년에도 진가를 발휘했다. 자동화설비가 기존의 기계보다 2∼3배의 생산능력을 발휘,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구입자금이 없었다. 일본에서 설비제조 기술만을 도입해 국내에서 생산하려고 했지만 『한국은 제작능력이 없다』는 냉정한 회답을 받았다. 채사장은 결국 신흥공업이라는 국내업체와 협력해 30억원으로 자동화 설비의 국산화에 성공, 일본회사의 콧대를 꺾었다.

장류산업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에서 해제된 94년부터 시작된 대기업의 시장공세를 오복식품이 조직구조의 전면개편이라는 초강수로 극복한 것도 정면돌파 경영의 또다른 성과다. 채사장은 특유의 리더십으로 종업원을 설득해 생산부서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팀제를 도입, 대기업의 물량공세를 이겨냈다.

국내식품업계중 유일하게 5개 장류부문 모두에서 KS마크를 보유한 오복식품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가을부터는 서울지역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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