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3일전부터 육류·각종 약물복용 피해야종합건강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중 많은 사람들은 여러가지 불편한 증세가 있는데도 병원에서 제대로 진찰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문제를 샅샅이 검사받기를 원한다. 또 종합검진만 받으면 모든 질병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검사후에 「정상」으로 판명되면 건강을 보장받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듯하지만 건강에 관한한 비과학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비싼 비용을 들이더라도 모든 검사를 하고 싶어한다. 몇가지 검사로는 불안감을 씻기에 부족한 것이다. 그러나 암 조기진단의 경우 위암 자궁경부암 대장·직장암 유방암 외에는 효과가 적다. 혈압 B형간염 콜레스테롤 검진 등은 최소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검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연 금주 운동 등 생활양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검사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사항도 많다. 검사전 3일간은 육류섭취를 비롯, 복용중인 진통제 비타민C 철분제제 호르몬제 등을 피하는 게 좋다. 그러나 평소 사용하던 혈압약은 검사하는 날에도 복용해야 한다. 또 유병률이 낮은 질환은 오진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검사결과를 과신해서도 안된다. 예를 들어 외도경험이 없는데도 매독 양성반응이 나타나 부부간에 불신을 조장하는 경우도 있다. 성병에 감염되지 않아도 매독 양성반응은 나올 수 있다. 에이즈 검사에서 오진으로 양성반응이 나와 비관자살한 최근 사건은 건강검진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무지의 대표적인 사례다.
종합검진은 검사내용이 제한적이므로 모든 부분을 샅샅이 검사할 수 없다. 병이 있는 사람은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게 가장 좋다. 혈압이 높을 경우 의사의 진찰을 받은 뒤 해당장기에 대한 집중적인 검사를 받으면 도움이 되지만 종합검진에서 이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질병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데도 종합검진을 선호하면 다른 보건의료에 효과적으로 쓰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미리 정해진 패키지식 검사보다는 의사와의 지속적인 관계에서 개인특성에 맞는 검사내용을 선정하는게 바람직하다. 아무리 작더라도 의학적 검사는 위험 및 비용을 수반하므로 검사항목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유준현 삼성의료원 가정의학과장>유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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