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투자·인력 확대 “정공법”/“다시 다가올 활황 대비” 적극경영 전략/현대·LG 대규모 해외사업·아남 비메모리 진출/대우 수출목표 상향·동아 경력사원 대거 채용「불황을 정면돌파한다」
아남그룹 비메모리반도체사업에 30억달러 투자, 현대그룹 남미에 38억달러 투자, LG그룹 중부유럽에 12억달러 투자, (주)대우 수출목표 5억달러 상향조정….
대부분 기업들이 불황탈출구로 임금동결 감원 한계사업정리 등 방어경영에 치중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 ▲수출·매출목표 상향조정 ▲인력증원 등의 불황 정공법을 택하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이는 곧 우리나라 기업들이 불황의 늪에 모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이들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상당부분 해외경제활동과 관련깊어 국내의 경제여건이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해 준다.
불황 정면돌파전략을 택한 기업들의 논리는 「위기는 곧 기회」「불황때 분명히 다가올 활황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아남그룹은 4일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사와 기술제휴계약을 체결하고 비메모리반도체 생산에 그룹자산보다 많은 30억달러를 투자키로 해 불황이란 말을 무색케 했다. 아남그룹은 TI사로부터 첨단기술을 이전받아 2002년까지 경기지역에 30억달러규모의 비메모리반도체 생산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이 공장은 100% 아남그룹의 투자로 건립될 예정인데 반도체조립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는 아남은 이로써 조립과 테스트, 소재 및 조립장비개발 등에 이어 비메모리제품 생산에도 본격 진출,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에 앞서 현대그룹은 지난달 30일 신흥 거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남미지역에 38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혀 재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가 신규투자하기로 한 나라는 정치적 안정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브라질 페루 칠레 등 3국. 현재 4억1,000만달러규모의 투자가 진행중인 이들 국가에 자원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투자사업을 위해 33억8,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LG그룹도 2000년까지 폴란드를 중심으로 유럽지역의 통신 부동산 금융 자원개발 등에 총 12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 LG그룹은 최근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13명의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유럽진출전략회의」를 갖고 『중부유럽과 러시아지역 사업을 토대로 EU(유럽연합) CIS(독립국가연합)로 사업을 다각화해 2005년까지 모두 360억달러(약 30조원)의 현지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재계관계자들은 그러나 일부기업의 대규모 해외투자로 인한 국내의 빈자리를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메울 수 있는 대응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대우그룹의 (주)대우와 (주)대우중공업은 불황기임에도 수출목표를 각각 5억달러, 1억달러씩 상향조정했다. (주)대우의 경우는 자동차 굴삭기 등 운송장비의 수출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올상반기에 80.3%나 증가했기 때문이고 대우중공업은 건설중장비와 국민차 티코의 수출호조에 따른 것이다. 또 LG건설은 계속된 경영호조에 힘입어 수주목표를 올초 2조5,000억원에서 6월초 2조8,000억원으로, 7월초 다시 3조원으로 상향조정했고 매출목표도 올초 1조6,000억원에서 1조8,00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한편 200여명의 경력사원을 10월초 채용할 예정이다.
이밖에 최근 리비아 대수로 2단계공사 통수식을 가진 동아건설도 3단계공사 수주가 확실해지면서 200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키로 했으며 나산그룹은 올초 10명의 임원을 공채하는 한편 매출목표를 1,000억원 상향조정했다.
재계의 관계자는 『불황은 긴 경제순환사이클을 놓고보면 한순간에 불과할 수 있다』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처럼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적극적인 경영도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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