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신봉 “실천적 혁명조직” 표방/“연방제 통일 뿐” 등 북 주장 맹종/정치·군사학교 운영 사상학습/총학생회를 「자」 관계 규정 연대사태 등 배후조종11일 경찰에 적발된 서울대와 부산외대의 주사파 조직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중심 지도이념으로 한 강령 및 규약, 행동노선을 채택, 실천적 혁명조직을 표방해왔다. 또 이들은 총학생회와 학생운동을 배후에서 철저히 조종해온 전위대 역할을 해왔다.
94년 김일성 생일날인 「5월10일」 결성된 서울대 애국청년 선봉대는 서울대내 NL주사파계 동아리들을 결집한 조직. 애청은 신입 가입원들에게 「민족자주 민주쟁취 조국통일의 선봉에서 투쟁할 것을 맹세한다」는 내용의 맹세문을 쓰도록 강요하는가 하면 서울대를 「조국통일·민족해방의 성지」로, 관악구를 「해방구」로 만든다는 행동노선을 채택하기도 했다.
애청은 또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은 적」이라는 극단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비밀리에 조직활동을 했으며 연수원을 개설, 군사적 조직 형태인 「정치학교」 「간부학교」등을 주기적으로 운영, 「조선노동당 약사」 「구국의 소리 방송」 녹취 등으로 조직원들의 사상학습을 했다.
실제 이들이 제작한 기관지에는 「연방제 방식이 아니고는 통일을 이룰 수 없다」 「적들에 대한 불타는 적개심과 민중에 대한 한없는 사랑을 기반으로 혁명성을 키워야 한다」 「변혁운동의 피어린 투쟁과정을 통해 위대한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정립하였다」는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본뜬 내용으로 일관해있다.
이들은 특히 7월19∼22일 3박4일 지리산에서 사상학습을 갖고 제6차 범청학년 통일대축제의 적극 가담 및 주도를 다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애청 조직원 1백여명이 연세대 폭력사태에 참가했으며 이들은 연방제 통일·주한미군 철수 등 구호를 제창하며 연세대 종합관 과학관 점거 및 농성에 깊숙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구속된 12명중 장기영씨(23·공업화학) 등 2명은 연세대 시위 현장에서 붙잡혔다.
94년 3월 조직된 부산외대 「자주대오」도 북한의 전위조직인 한민전의 기본사상인 주체사상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으며 「반미 반파쇼 연방제통일」 등을 3대 강령으로 채택하는 등 친북성향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들은 조직원들에게 「조국해방의 한길에 뿌려진 항일전사들의 붉은 핏자국을 따라 인간중시 사람사랑의 시대정신과 동지에 대한 한없는 믿음으로 새세대 「애국 전사」로 거듭나겠다」 「민족자주 민주쟁취 조국통일의 선봉에서 조직을 믿고 한순간의 물러섬없이 투쟁하겠다」등의 맹세를 강요했다.
자주대오는 자신들의 조직과 총학생회 관계를 「모자관계」로 표현, 자주대오는 「모」, 총학생회는 「자」의 관계로 규정했다. 즉 총학은 모체인 자주대오에 대하여 충성하고 합법적인 공간확보와 조직체계를 갖춰 조직목적을 수행토록했다. 이를 증명하듯 자주대오는 조직 총책인 김재호씨(22·독어4)를 총학생회장에 당선시켜 총학생회를 장악했다. 김씨는 조직원들과 함께 연세대 사태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들 주사파 조직은 한결같이 조직원간의 연락 모임 신변 안전을 위해 보안수칙을 만들어 철저히 조직을 보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정명기(전남대·제4기 한총련 의장) 김현준(부산대·제2기 한총련의장) 정태흥씨(고려대·제3기 한총련의장) 등 94년이후 이적단체와 관련해 검거된 주동자들이 주사파 조직원임을 감안할 때 한총련 등 학생운동이 주사파에 의해 조직적으로 배후조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박희정 기자>박희정>
◎주사파 조직원 양성과정/「혁명투사」 선발 방불 “조직적”/신입생 물색→의식화교육→후보선정→사상학습/매년 3∼4월 전체총회서 「혈서식」 거쳐 최종확정
주사파들의 조직원 양성 과정은 「혁명투사」선발을 방불케 할 만큼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다.
11일 경찰에 적발된 주사파 지하조직은 신입생을 집요하게 포섭, 단계적인 사상학습을 거쳐 조직원을 양성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신입생 포섭의 1단계는 신입생들의 관심을 끄는 것. 선배들은 「하루 두명이상의 후배만나기」 「1주일에 한번 이상 편지쓰기」 「1년동안 15회이상 집회에 참가시키기」 등의 수법으로 접근 대상자를 물색한다.
사회과학이나 데모에 관심을 가진 일군의 저학년이 포섭되면 이중에서 「학습의 가능성이 있는 자」를 선별, 기초 의식화학습을 시킨다. 1차학습이 끝나면 이중 「똑똑하고 학습이 먹혀 들어가는 자」를 최종 조직예비후보자로 선발한다.
이들은 다시 방학중 엄격한 2단계 사상학습을 거친다. 방학중 집중학습은 주로 MT형식을 통해 이뤄진다. 서울대 「애국청년」조직은 지리산에서 2박3일의 MT를 실시, 자체 제작한 「애국청년 선봉대 지리산 여행」자료를 학습했다. 또 부산외대 주사파 조직은 정치학교를 개설해 「주체사상」의 5대혁명관과 「조국의 통일방침」 등에 대해 학습했다.
이처럼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친 후보 조직원들이 최종점검을 받는 자리는 비밀조직의 전체총회인 「애국자 대회」. 대개 3∼4월에 실시되는 이 대회는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조직원까지 참가 결의를 다지는 자리로 신입조직원의 인준행사도 이뤄진다.
새조직원의 가입 결정은 이 자리에서 「혈서식」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 의식은 신입 조직원까지 참가, 「조국통일」이라는 밑글씨가 씌어진 가로 1백20㎝ 세로90㎝의 천에 새끼손가락을 면도칼로 그어 나온 피를 묻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익숙지 못한 학생들은 손가락을 깊이 찌르는 바람에 과다출혈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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