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탐험에 군사용 핵잠수함이 본격 이용된다. 미 해군은 북극해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전술핵잠수함 포기호 등 모두 5척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에 따라 일단의 과학자들이 8월부터 핵잠수함 포기호를 타고 현재 북극해를 조사하고 있다.이들은 군사비밀 때문에 지도에는 전혀 표시되지 않은 항로를 따라 얼음으로 덮이고 추위 때문에 전혀 접근조차 못했던 곳들을 탐사하게 된다. 항해 거리만도 8,000해리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포기호는 모항인 샌디에이고를 떠나 베링해를 거친 뒤 북극해를 4차례에 걸쳐 횡단할 예정이다. 미 내셔널과학재단 등이 정부와 함께 후원하는 이번 프로젝트팀은 바닷물의 특성, 오염도, 지질, 얼음의 상태 등을 집중 연구하게 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과학자들은 가장 먼저 잠수함이 지나가는 바닷속의 물을 수집, 화학적인 분석을 통해 각 해수의 상태를 조사하게 된다. 이와함께 오염도도 측정해 북극해가 지구의 공해로 얼마나 오염됐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또 해저의 표면 등을 조사해 지구 각지역과의 지질 차이등도 연구한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얼음의 상태와 북극해 표면에 덮여 있는 얼음이 지구 전체의 기후에 미치는 영향 등도 조사한다.
이같은 연구들은 과거 쇄빙선을 타고 북극해를 갔을 때만 해도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혹한으로 연구는 커녕 생명조차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핵잠수함 내부는 적정한 온도가 유지되는데다 각종 통신장비가 갖추어져 있어 탐사용으로는 최적이다. 또한 개인적인 일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TV등을 시청하며 무료함도 달랠 수 있다. 과학자들은 꿈도 꾸기 어려운 이같은 연구가 핵잠수함을 타고 할 수 있게 돼 냉전시대가 끝났음을 실감하는 동시에 앞으로 군사분야가 더욱 개방돼 인류평화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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