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벌레라야 좋은 골퍼 되죠”/공격적 플레이 무기로 내년 미 무대 노크/평균 240m 드라이브샷 외엔 스스로 불만□대담=전상돈 차장
박세리(삼성물산) 앞에는 항상 「슈퍼」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슈퍼 루키」 「슈퍼 세리」. 이제 19세인 그는 경이로운 골프선수다. 240m를 날리는 호쾌한 장타, 절제된 아이언, 흔들림 없는 정신력. 지난해 그는 이미 한국여자골프계의 판도를 바꿔놓을 파란을 예고했다.
공주 금성여고 3년생으로 내로라 하는 프로들을 제치고 4개 오픈대회를 휩쓸었고 아마대회도 3개 석권했다.
올해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프로로 전향, 승부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초반에는 4개 대회에 출전, 준우승만 3차례 하고 한번은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골프는 실력대로 거두는 정직한 스포츠. 동일레나운 클래식에서 프로로서 첫우승의 맛을 보더니 휠라오픈, 디아도라컵 SBS 프로최강전 등 최근 3주의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이뤘다. 상금은 남녀프로를 통틀어 가장 많은 1억1,200만원.
아직도 수줍음이 많은 박세리를 만나봤다.
―데뷔 초기 우승문턱에서 번번이 주저 앉았는데 부담감 때문이었습니까.
『저는 전혀 부담을 갖지 않았는데 오히려 주위에서 부담을 가진 것 같아요. 제가 초기에 우승을 못한 것은 제가 못했다기 보다 다른 선수들이 잘쳤기 때문입니다』
○“언론보도에 힘이 나요”
―박선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상당히 크고 주위의 기대도 엄청난데 부담을 느끼지 않는가요.
『저는 오히려 힘이 납니다. 다 저를 인정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항상 언론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 계획은 외국무대 진출인데 두렵지는 않습니까.
『올시즌까지 국내에서 뛰고 내년에는 일본과 미국의 프로테스트에 도전, 미국을 주무대로 삼을 생각입니다. 물론 힘들겠지요. 그러나 아직 나이도 있고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어차피 프로에 입문한 이상 세계정상까지 도전하겠습니다』(삼성측은 내년부터 박의 국내대회 출전을 2∼3회로 제한하고 외국투어에 전념시킬 계획이다)
―아마추어로 뛰었던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난해와는 달리 선배 프로들이 많은 조언을 해줍니다. 기술적인 면이 아니라 경기 운영방법이라든지, 컨디션 조절등에 대해 알려주면서 저를 후배 프로선수로 대우해 줘 기쁩니다』
○최선 다할 뿐 우승 생각안해
―앞으로 5개 대회가 남았는데 몇승을 더 올릴 것 같습니까.
『저는 항상 최선을 다해 왔을뿐 우승을 미리 염두에 둬 본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남은 대회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의 샷에 대해 만족합니까.
『매 대회마다 느끼는 것인데 드라이브 티샷을 제외하곤 모두 불만입니다. 드라이브는 평균 240m 정도 날려 거리에 만족합니다. 페어웨이 적중률도 80∼90%로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100m 이내의 어프로치 샷에서 정확도를 더욱 높여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의 디아도라컵에서는 무려 13오버파를 치고 우승했는데 어째서 그런 스코어가 나왔습니까.
『태영CC는 그린이 원래 빠른곳인데 이번에는 너무 튀는데다 핀도 아주 어려운데 꽂아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물론 외국대회에 나가면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깊고 그린은 이보다 더 빠릅니다. 비록 우승은 했지만 이번대회의 스코어를 놓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미 LPGA 삼성 월드챔피언십에서 세계톱랭커들의 플레이를 봤는데 그들과 비교해 본다면.
『장타자인 로라 데이비스나 아니카 소렌스탐 등 세계적인 선수들은 상당히 침착하게 스코어를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비스의 경우 2온이 가능한 파5홀에서 그린옆의 연못때문에 3온을 노린것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박세리는 페어웨이 우드가 없다. 대신 페어웨이용 드라이버를 갖고 다닌다. 파5홀에서 세컨샷으로 그린을 노리기 위한 것이다.)
―요즘 연습은 어떻게 합니까.
『대회가 계속 있기 때문에 실전위주로 연습합니다. 주로 대회 장소에서 거의 매일 1라운드씩 돌고 연습장에서 200개 정도의 연습볼을 때리며 주로 아이언샷을 가다듬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퍼트연습을 2시간정도 합니다』
○체력에는 누구보다 자신
―국내에서는 거의 무적인데 장점은 무어라고 생각합니까.
『국내에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배울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 체력적으로 자신있습니다』(박은 유성초등학교때 허들과 투포환선수로 뛰어 하체가 상당히 단단하다)
―어리석은 질문같지만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할수 있을까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때 골프를 시작해서 처음 4개월간은 연습장에서 거의 살다시피하며 볼을 때렸습니다. 첫번째 라운드에서 120타를 쳤지만 3개월뒤 싱글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비교적 빨리 싱글을 기록하게 된 것은 스윙 기본기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많은 골퍼들이 연습도 없이 필드에 나가 나쁜 스코어만 탓하곤 하는데 골프는 우선 연습장에서 기본기를 단단히 잡아야 합니다. 연습은 골프의 생명입니다』
―시간이 날때는 어떻게 보내는지. 남자친구가 있는지요. 또 결혼은 언제쯤 할 것 같은가요.
○메이저대회 우승하면 결혼
『매일 밖으로 다니니까 시간이 나면 혼자 집에서 음악을 듣고 책 읽는 걸 좋아해요. 어려서부터 남자들과 육상을 같이 해 남자친구는 많지만 애인은 물론 없죠. 결혼은 막연하게 꽤 늦게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만약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다면 그대로 결혼할 거예요』
―상금등 수입의 관리는.
『모두 엄마 아빠가 하세요. 저는 돈 쓸일이 없고 다 엄마 아빠께 드릴 거예요. 돈을 많이 번다면 나중에 골프장을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요즘 삼성물산은 고민에 싸여있다. 수출이 안되기 때문이 아니라 소속 프로골퍼인 박세리 때문이다. 지난해말 박세리와 연간 3억원씩 10년간 지원을 조건으로 계약했던 삼성측은 2개월전쯤 보너스에 대해 추가 계약조건을 협의했다. 이때 박은 3차례의 준우승 늪에서 헤매고 있었고 삼성측은 「우승에 한해 우승상금의 100%를 보너스로 지급한다」는 안에 대해 논의했다. 일반계약프로들은 대개 1∼8등에 입상하면 상금의 20∼30% 정도를 소속사로부터 보너스로 받는다. 삼성측이 다소 파격적인 보너스안을 고려한 것은 그의 우승을 독촉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자 보너스 지급안을 최종 결정해야 할 삼성측이 다소 당황한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게 뻔한데 「우승상금 100%의 보너스 지급」은 아무래도 재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력
▲생년월일:1977년 9월28일
▲체격:171㎝ 68㎏
▲본적:대전 유성구 봉명동
▲현주소: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삼성아파트
▲학력:대전 유성초등학교
대전 갈마중
공주 금성여고
▲가족:박준철(47) 김정숙(45) 씨의 3녀중 차녀
▲특기:드라이브샷(240m)
▲수상경력:94년 세계아마추어 대회 3위
95년 톰보이오픈 등 7관왕
백상체육대상 최우수신인상
96년 크리스찬 디올 2위
미도파 오픈 6위
매일여자오픈 2위
유공 인비테이셔널 2위
동일레나운 1위
휠라 오픈 1위
디아도라컵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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