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부터 정규과목 채택/자율단체 「미디어교사협」 일선교육자 질 향상 주도/건전한 제작풍토 조성위해 매년 21개분야 시상도그린넷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일보사와 공동으로 미디어교육 운동을 벌이는 서강대 언론대학원 미디어교육연구팀(팀장 최창섭 원장)은 여름방학기간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 미디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호주를 방문, 관련기관 대학 등의 교육현장을 둘러보았다.<편집자 주>편집자>
호주는 지구상에서 자연환경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나라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어릴 적부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친화력을 길러줄 뿐 아니라 자연을 지키는 즉, 환경보호에 대한 자연스러운 인식을 심어주는 자연보호선진국이기 때문이다. 이번 연수기간에 자연보호와 자연친화력을 중시하는 태도가 정신환경 보호대책이라고 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에 대해서도 일찍부터 관심을 갖게 하는 데 결코 무관하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호주는 어린 시절부터 대중매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미디어교육을 가장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는 국가중 하나로 꼽힌다. 영연방 국가를 중심으로 초중등학교 시절부터 정규과목의 하나로 미디어교육을 채택해 가르치는 학교가 많은데 이중 대표적인 경우가 호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급변하는 매체환경에 올바로 적응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미디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활발히 제기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언론대학원에 미디어교육 연구과정을 개설, 학교 미디어교육을 위한 지도자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서강대는 이번 해외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학교 미디어교육 실시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했다.
연수팀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곳은 미디어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연합체인 「호주 미디어교육 교사협의회」(ATOM·Australian Teachers of Media)였다.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시 어린이 영상만화진흥국 건물 3층에 들어서 있는 ATOM은 전국에서 2,000여명의 미디어교육 담당교사와 매체관련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가입된 자율단체다.
ATOM은 미디어교육 담당교사들을 위한 워크숍 등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기획, 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화제가 되는 영화나 TV프로그램 또는 소설을 올바로 감상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북을 제작, 배포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무실에는 각종 미디어교육 교재들이 가득 진열돼 있었으며 교육프로그램 현장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비치, 방문자들의 요구가 있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게 준비돼 있었다.
연수팀을 안내한 ATOM의 전임회장이자 교사인 코린 암스트롱씨는 ATOM의 역사와 활동방향, 성격 프로그램 등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필리핀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한국 미디어교육 교사들과의 협력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는 서강대학교 미디어교육 연구팀이 내년에 개최예정인 「미디어교육 국제 심포지엄」에 호주 미디어교육 교사들을 초청한 것과 관련, 기꺼이 참가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ATOM은 미디어교육 전문 계간지 「메트로」(METRO)를 발간중인데 현재 통권 106호(96년 여름호)가 나와 있다. 주요내용으로는 미디어교육 방법론을 비롯, 방송의 영향력에 대한 최신이론과 국내외 언론계 동향 등을 담았다.
한편 협의회는 건전한 멀티미디어 제작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매년 「ATOM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교육적 활용성이 뛰어난 제작물과 훈련용 제작물, 혁신적 제작물, 학년별 교육용 제작물 등 모두 21개분야로 세분해 시상한다.
연수팀은 이어 멜버른시 라 트로보대학을 방문, 미디어교육 전공교수이면서 호주 미디어교육 교사들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는 존 벤슨 교수(언론학)를 만나 호주 미디어교육의 현황과 특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참석자들과 토론했다. 지난 봄 서강대 언론대학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호주 미디어교육에 관해 특강한 벤슨 교수는 다양한 매체들을 제작과 비평 구조 등으로 나눠 이해를 증진시키게 하는 호주의 학교 미디어교육 교과과정의 기본틀을 제시했다.
벤슨 교수의 강의에 대해 연수팀은 호주의 교과과정이 국내 학교미디어교육 현장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연수팀은 양국의 매체환경이 달라 호주의 교과과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응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번 미디어교육 연수일정에는 호주의 영상훈련기관 및 관련 방송사의 방문도 포함돼 있었다. 미디어교육이 궁극적으로는 매체활용을 통한 친화력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주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영상교육기관인 시드니시의 AFTRS(Australian Film Television & Radio School)와 멜버른 대학의 SOFT(School of Film & Television)의 교육과정은 교육생들의 실질적인 제작경험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아울러 세계 60여개의 다국어로 방송을 하고 있는 SBS와 장애인 방송국을 방문했을 때는 호주의 인간중시 매체정책 및 철학과 미디어교육의 기본정신이 만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김기태 서강대 교수>김기태>
◎서강대팀 호주 활동/아시아 「미디어교사 모임」 모색 “성과”/교재 개발·지도자 교류 등 후속프로그램 협의키로
서강대 언론대학원은 매학기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해외언론관련 단체 및 기관을 방문, 연구활동을 벌이는 지역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여름방학기간에는 호주를 방문, 미디어교육 실태 및 특성을 살펴보았다.
연구팀은 최창섭 교수(서강대 언론대학원장)를 팀장으로 김기태 박사등 담당교수진을 비롯해 언론대학원 방송전공, 영상전공, 광고홍보전공 학생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연구활동에는 미디어교육 관련 단체 및 미디어교육 전공과목이 개설돼 있는 대학, 영상제작훈련기관과 특수방송국 방문 등이 고루 포함됨으로써 종합적인 연구활동이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구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여 담당교수에게 제출, 학점인정 여부를 평가받는다.
한편 이번 미디어교육 지역연구 프로그램에는 현지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교육 강좌 및 토론회도 포함됐다. 멜버른 한인교회에서는 최교수가 발제를 맡아 동포들과 열띤 토론의 자리를 갖기도 했다. 아울러 최교수는 호주의 다국어방송인 SBS에 출연, 한국의 매체환경 및 미디어교육에 대한 실태를 소개하기도 했다.
호주 미디어교육 교사협의회(ATOM)를 방문했을 때는 아시아지역 국가들의 미디어교육 교사모임체를 구성, 아시아지역의 특수성에 맞는 학교 미디어교육을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하기도 했다. 교과과정을 비롯해 관련 교재의 개발, 또는 전문지도자 교류 등 후속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협의하자는 데 서로 동의함으로써 학교에서의 미디어교육이 시급한 국내 현실에서는 매우 유용한 기회였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김주언 기자>김주언>
◎일선교사 미디어교육/학교중심 교육 공감대 확산/“영상 바르게 읽는 안목 길러줘야”/본사 캠페인,전문교사 양성 계획
급변하는 정보사회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교 중심의 미디어교육 실시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한 일선교사 대상의 미디어교육 연수가 이번 여름방학중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서울중등미디어교육 연구회(회장 조남규 동도공고 교사)가 주최한 하계 자율연수에는 20여명의 현직교사들이 참여,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힘을 기울였다. 서강대 언론대학원에서 열린 이번 연수는 미디어교육에 관한 기본이해를 돕는 강좌에 이어 학교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 수업모형을 연구회소속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발표하는 워크숍형태로 진행됐다.
「광고 읽기에 대한 수업모형」을 발표한 최재식씨(배화여고 교사)는 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시청각 영상물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 강의했다. 최씨는 『광고물들을 시청한 뒤 그 안에 담긴 의미를 파악하도록 유도하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점차 「영상읽기」가 가능한 능동적인 시청자세를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읽기에 대한 수업모형」을 강의한 유선희씨(금옥여고 교사·연구회 회원)는 요즘 사회문제화하고 있는 성폭력에 관한 영화들을 보며 바람직한 남녀관계와 가족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교육이란 대중매체가 그리고 있는 사회현실을 비판적인 안목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한다는 점에서 우리사회가 앓고 있는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치유해나가는 하나의 과정이다.
한편 전국 초중등학교 교장 및 교사 1,800명을 대상으로 방송대의 첨단화상강의 시스템을 이용해 미디어교육이 실시된 이후 교육내용에 공감한 교사들이 중심이 돼 개별 또는 지역별로 미디어교육연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일보사와 함께 미디어교육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강대 언론대학원은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장단기 미디어교육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 전문 미디어교사 양성에 나설 예정이다.<김주언 기자>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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