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우호관계로 한단계 격 하락/정치·외교·경제협력은 더욱 강화할듯새 기본조약 체결에 관한 러시아와 북한의 합의는 구소련과 북한의 군사적 혈맹관계를 완전 청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구소련과 북한은 지난 35년간 조·소 우호 및 상호원조조약(군사동맹조약)에 의거, 혈맹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이 조약을 대체할 새 기본조약 협상에 돌입함으로써 양국관계는 일반적인 우호관계로 한단계 격이 떨어지게 됐다.
조·소군사동맹조약은 제1조에서 「체약 일방이 외부로 부터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됐을 경우 체약 상대방은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온갖 수단을 다하여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고 규정, 양국간 군사협력의 핵심이 돼 왔다.
새 조약 협상은 95년 8월초 러시아측이 북한측에 군사동맹조약이 시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라며 폐기의사 및 새 조약안을 전달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구 소련붕괴후 냉전시대의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기존의 사회주의 국가들과 맺은 군사동맹조약을 폐기하고 경제협력과 투자증진, 인적 및 문화교류 증진 등 일상적인 우호협력관계를 중시하는 기본조약 체결을 거의 매듭지은 상태였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군사동맹조약의 폐기 및 개정은 시한 만료 1년전에 의사를 통보하지 않을 경우 자동 연장된다는 규정(조약 6조)에 따라 시한 만료 1년전에 맞춰 폐기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러시아 공산당의 재집권 가능성을 기대하며 답변을 미루어 왔다.
새 조약협상은 양측이 제시한 초안을 놓고 절충작업을 걸쳐 확정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새 조약의 체결을 계기로 최근의 정치·외교·경제적 협력증진 움직임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영향력 회복을 위해, 북한은 국제적 고립상태에서의 탈출이라는 측면에서 양측의 이해가 일치되기 때문이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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