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거국내각」 조건 “단일화” 공개 제의/DJ“선거공조에 의의”속 대선엔 “유보”김대중 국민회의총재(DJ)와 김종필 자민련총재(JP)는 과연 내년 대선에서 한배에 탈 수 있을까. 김국민회의총재가 7일 노원구청장 재선거를 앞두고 자민련 김용채 후보 정당연설회에서 제의한 두 야당간의 대선공조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DJ는 이날 『이번 구청장선거에서 공조를 잘하면 이것을 발판으로 내년 대선까지 공조할 수 있다』며 『거국내각을 통해 모두가 참여하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양당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8월 하순 부산을 방문했을 때도 「야권후보 단일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JP가 있는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대선공조」를 제기한 적은 없었다. DJ는 이어 8일 연청 전국대표자대회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년간 각 지역이 참여하는 거국내각제를 시행하겠다』며 야권연대의 조건을 밝혔다.
이는 「야권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국민회의가 노원구청장 선거를 계기로 자민련의 마음을 끌어안으려는 작업에 발벗고 나섰다는 뜻이다. 그러나 DJ의 「구애」에 대한 JP의 반응은 미묘하다. 대선공조 명분에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후보단일화의 조건으로 내각제개헌을 제시하고 있다. 또 단일화카드로는 DJ뿐만 아니라 JP도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너무 일찍 단일화론이 제기되면 현재 지지기반이 약한 JP에게 불리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JP는 김후보 정당연설회에서 『양당은 제도적·정책적 공조 뿐만아니라 선거공조에 임하고 있다』며 야권공조의 의의를 강조했으나 DJ가 제기한 대선공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김용환 총장은 『우리 당에서는 JP의 독자출마를 전제로 대선을 준비하면서도 이와함께 수평적 정권교체 실현을 위해 야권공조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자민련의 양면전략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대선공조를 위해서는 내각제개헌 합의와 함께 우리당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돼야한다』며 야권공조에 유보적 입장을 표명했다. 안택수 대변인도 『대선까지 공조가 지속된다해도 단일화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며 『단일화여부와 방법은 국내정치변화 추세를 감안해 그때가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자민련으로서는 또 대구·경북지역 인사들이 지역정서를 의식, DJ와 JP의 공조에 소극적인 것도 넘어야 할 과제이다.
국민회의 관계자들은 자민련이 내각제를 조건으로 제시하는데 대해 『내각제로 갈 경우 김영삼 대통령과 JP가 다시 손잡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후보단일화를 모색하면서도 야권공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마이 웨이(독자 행보)」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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