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감원후 곧 조직·인사개편 예정/“섬유산업 사양화,좋은 조건때 퇴직하자”/700∼800명 지원 전직원 1/4가량 퇴사할듯/타기업선 “좋은 사람 소개” 문의 잇달기도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명예퇴직제를 시행,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선경인더스트리가 퇴직바람으로 술렁대고 있다. 8월 부·과장급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을 통해 무려 104명의 간부를 감축한 선경인더스트리는 10일 마감하는 대리이하 명예퇴직신청에 700∼800명이 지원할 것으로 보여 창사이래 최대의 변화를 맞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명예퇴직 신청자가 9일 현재 500명을 넘어서 10일까지는 700∼800명이 그만둘 것같다』며 『이럴 경우 전직원중 4분 1가량이 퇴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선경인더스트리는 이달 1일부터 대리급이하 사원중 7년이상 근속자나 35세이상인 2,118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신청을 받아왔는데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려 회사측이 오히려 당황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 인사관계자는 전했다.
수원 2개, 울산 1개 등 3개 생산공장과 본사로 이뤄진 선경인더스트리의 사원 3,500명중 2,000여명이 생산직이어서 생산직 장기근무자들의 퇴직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 연령별로는 47∼52세가 주를 이루고 있다.
1,900여명이 근무하는 수원 원사공장에서는 9일 현재 300명이상이 퇴직신청을 했다. 이 공장 박명부 관리팀장은 『접수 3일째부터 신청자가 몰리고 있다』며 『최근에는 회사가 꼭 필요로 하는 필수요원들까지 지원해 고민스러울 지경』이라고 전했다. 퇴직신청자들은 대부분 50대전후로 최고 60개월분의 퇴직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사원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퇴직을 결심한 이유로는 이번 처럼 좋은 조건에서 퇴사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섬유산업사양화에 따라 감원이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수원 원사공장은 69년 설치한 기계들이 노후화해 그동안 거의 전시설을 자동화 및 현대화했기 때문에 300명정도가 퇴직해도 운영에는 아무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게 회사측 분석.
○…8월에 이미 퇴사한 간부사원 104명이 받은 퇴직금은 평균 1억2,000만원정도이며 최고액수령자는 2억2,000만원정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경인더스트리측은 명예퇴직자에게 퇴직금외에도 연령 및 근속연수에 따른 최고 60개월분의 퇴직장려금과 퇴사후 2년동안 자녀장학금 경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회사측은 『대리급이하 사원의 경우 근속연수나 직급이 낮아 간부급보다는 평균수령액이 적을 것이지만 생산직의 고령근로자들중에는 2억원이상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퇴직자들은 일단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회사측은 전했다. 한 인사관계자는 『섬유관련분야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편이며 개인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도 많다』며 『젊은 퇴직자중에는 유학 등 공부를 하려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회사 인사부서에는 최근 섬유분야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로부터 퇴직자중 『이러 이러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있으면 소개해달라』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
○…선경인더스트리는 대규모 명예퇴직에 따른 조직 및 인사개편을 곧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일반사원 명예퇴직이 마감된 이후 전체적인 조직개편을 하기 위해 과·부장급 퇴직에 따른 빈자리는 겸임발령을 하거나 임시적으로 처리.
회사측은 명예퇴직이후 산만해진 회사분위기를 일신하고 이번 기회를 인사개혁의 계기로 삼기 위해 기존의 연공서열형 인사제도에서 탈피, 능력주의와 경쟁주의를 원칙으로 한 신인사제도를 도입할 예정. 이 내용에는 ▲발탁인사 확대 ▲직급 직책제도 개편 ▲부·과장 연봉제 시행 ▲4조3교대 근무체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배정근 기자>배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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