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심장병 요양 별장서 4시간 회담/종종 사우나서 현안 논의 “막역한 사이”『여보게 친구』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이같이 다정한 말을 건넬 수 있는 서방지도자는 헬무트 콜 독일 총리가 유일하다. 이달말 심장수술을 앞두고 있는 옐친 대통령은 7일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100㎞ 떨어진 자비도보 별장에서 콜 총리를 만나 4시간동안 건강문제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체첸문제까지 다양한 의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 스웨터 차림의 두 지도자는 회담 후 다정하게 강가를 산책하고 보트를 탔다.
콜이 심장 수술을 앞둔 옐친의 건강문제를 묻자 옐친은 어려운 수술이 될 것이지만 결과를 낙관한다는 말로 답했다. 옐친은 내년초 독일 바덴바덴에 가 독일언론이 주는 상을 받을 예정이라는 말도 했으며 두사람은 내년 중반 러시아의 바이칼 호수에서 같이 휴가를 보내면서 사우나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7월 대통령에 재선된 이후 서방지도자들중에서는 앨 고어 미부통령이 잠시 면담을 했을 정도로 옐친은 그동안 외부와 단절한 채 요양해왔다. 하지만 콜 총리와는 러시아 국내외 인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함께 했다.
콜 역시 야당인 사민당 등이 체첸문제를 들어 대러시아 차관제공을 중지하라고 압력을 넣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변함없이 강조하고 있다.
두 지도자는 그동안에도 민감한 국제 현안이 있을 때는 핫라인을 통해 의논하며 우정을 다져왔다. 이들의 우정이 국익을 고려한 계산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양국지도자들의 이같은 태도는 양국의 불행했던 과거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만은 틀림없다. 귀국하는 콜 총리는 진심으로 옐친의 심장수술이 성공하기를 바랐을 것이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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