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가격파괴·무이자할부/제살깎기 역마진판매도 예사기업들이 「재고와의 전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가 넘쳐나자 일부 업계는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적자판매를 감수한채 재고처분에 사활을 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가전 건설 의류 등 재고압박에 시달리는 대부분 기업들은 사상 유례없는 대대적인 가격파괴와 무이자할부판매를 통해 재고 밀어내기에 나섰다. 「팔수록 손해나는 장사」지만 당장 경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제살깎기식 역마진 판매도 마다할 수 없는 처지다.<관련기사 9면>관련기사>
자동차 가전업계는 충격적인 할인판매로 고객끌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주택업계는 「분양세일」을 내걸고 입주자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50만원대 펜티엄 PC가 등장했는가 하면 「노세일 브랜드」로 통했던 30여개 고급 여성의류업체들도 버티다못해 세일행사에 참여하고 나섰다.
재고물량이 8월말 사상최고치인 10만대를 넘어선 자동차업계는 야적장이 모자라 차를 공장내 순환도로와 인근지역에까지 쌓아두다 못해 최근 대대적인 세일판매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는 아반떼 투어링, 마르샤 등을 일시불로 구입할 경우 60만∼1백만원을 깎아주고 18∼24개월 무이자할부 혜택도 주고 있다. 기아와 대우자동차도 20만∼70만원까지 세일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사상 처음 내수시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전업계도 최근 예년보다 할인폭과 기간 품목을 대폭 늘려 재고처분에 나섰다. PC업계에서는 삼성 삼보 등 대형 메이커의 잇단 가격인하에 이어 (주)포세이돈 현주컴퓨터 등 중소업체들이 50만원대 펜티엄급 PC를 내놓았다.
건설업계도 분양 총액의 50%만 내면 입주를 허용하는 「선입주제도」, 자사직원이 소개하는 매입자에 대해서는 30%를 할인해 주는 「직원 할인판매」 등 다양한 미분양아파트 처분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의류 가구업계 등도 마찬가지다. 대하 신원 나산 등 여성복업체들은 다음달중 시중가보다 65∼70% 싼 가격으로 특판을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해말 18년만에 처음으로 세일을 했던 보루네오가구도 올들어 이미 3차례나 할인판매를 하는 등 재고처분과 자금난해소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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