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진보 추구… 내년 대회는 서울서음악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음악제 96년 행사가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됐다. 쇤베르크, 베베른, 베르크 등 20세기 음악혁명가들의 주동으로 1922년 발족된 이 음악제는 매년 각국에서 돌아가며 펼쳐진다. 내년에는 서울서 열린다. 전세계에서 공모, 선정한 창작곡이 발표되기 때문에 음악 흐름의 최첨단 박람회현장이라 할 수 있다. 가장 역사가 긴 현대음악제이지만 내용은 항상 미래와 진보를 겨냥한다. 작곡가단체인 국제현대음악협회(ISCM)가 주관한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세계음악제에는 30개국 작품이 선정됐다. 8일 동안 실내악, 관현악, 전자음악등 20개 이상의 음악회와 세미나, 오페라, 설치음악, 행위음악등이 벌어진다.
개막공연작은 알반 베르크의 오페라 「룰루」였다. 좀처럼 무대에서 보기 힘든 이 걸작은 왕립승마학교에서 공연됐다. 한국작곡가로는 독일서 활동중인 진은숙의 작품이 9일 음악당에서 연주된다.
공연장소는 일반 연주장 외에 승마학교, 증권거래소, 천문관, 박물관, 시청광장 등 다양하다. 그 중에는 현대음악 전문연주장 「덴 안덴 오페라」(「다른 오페라」라는 뜻)도 있다. 문을 연지 1년 밖에 안된 이 건물은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등 노르딕국가에서 처음 세워진 현대오페라와 음악극 전문극장이다. 수용인원 200명의 홀과 좀 큰 거실 정도 밖에 안되는 또 다른 홀 등 두개의 공간을 갖춘 이 작은 극장이 미래를 실험하는 메카구실을 하고 있다.
올해 세계음악제의 감독인 작곡가 라르스 그라우가르드는 세계음악제의 존재 이유를 「다양성」으로 요약한다. 『현대음악은 더 이상 어떤 정의에 의해 규정되지 않으며 작곡가들이 할 일은 각자의 음악관을 좇는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양성의 폭발시대를 맞아 음악은 작곡가를 상관치 않으며 오히려 작곡가가 빛의 속도로 여행해야 할 것』이라고 오늘날의 음악풍경을 묘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다소 미숙한 점이 있더라도 보수적인 기존음악에 대해 대위선율이 될만한 작품을 많이 포함시키려 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세계음악제는 젊은 노르딕 작곡가단체인 노르딕청년음악(UNM) 음악제와 병행된다. 올해는 마침 UNM음악제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UNM의 회원은 대부분이 학생이며 이번 행사의 위원장도 학생이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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