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오피스제·재택근무 속속 도입/사무실 개념 “파괴” 능률높아 확산사무실의 개념이 파괴되고 있다. 파괴의 주인공은 노트북 디지털이동전화 무선호출기. 이들 장비만 있으면 꽉 막힌 도로 위의 승용차 안, 집, 고객회사, 호텔방 등 직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사무실이 될 수 있다.
사무실 개념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회사는 한국 IBM. 이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모빌오피스」(이동사무실)를 운영하고 있다.
전직원의 45%에 해당하는 500여명의 직원들에게 노트북과 휴대폰 호출기를 지급, 어디서든 본사 관리자와 연결이 가능하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 직원들은 사무실 밖의 어떤 장소에 있든 마치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아무런 불편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동사무실 비율이 계속 늘어나는만큼 본사내 사무공간은 급속히 줄어 지난해만해도 직원 3명당 1대씩이던 책상이 이제는 10명당 1대꼴로 줄어들었다.
국내업체로는 제일모직이 7월 처음으로 「모빌오피스」제도를 도입했다. 제일모직은 현재 화섬사업본부 플라스틱수지영업팀원들을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험, 운영중인데 올해안으로 500여명의 영업 및 관련부서 전사원에게 「모빌오피스」제를 확대적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이 제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해당직원 집에 팩스와 프린터, 회사와의 전용전화를 설치했으며 긴급한 상황에 대비해 요일별 당직근무 사원을 회사로 출근하게 하고 있다. 또 팀원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PC통신내에 대화방을 개설, 매일 아침 팀회의를 열고 있다.
탈 사무실의 전형적인 예는 재택근무. 소프트웨어개발 회사인 현대정보기술은 프로그램 설계 제작팀원 중 여성들을 모두 재택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대부분 기혼여성인 이들의 전문성을 계속 활용하기 위한 조치인데 이들 역시 첨단통신장비를 이용, 설계한 프로그램을 회사로 전송하고 고객회사에서도 통신장비를 이용해 본사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LG EDS시스템도 이와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나래이동통신도 2월초부터 고객상담업무를 맡는 직원들을 재택근무시키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과 효성그룹은 전직원에게 입사 때부터 퇴직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ID(고유사원번호)겸용 전화번호를 부여해 사원이 어디에 있든 그곳으로 전화가 연결되도록 하는 「원 넘버 시스템」을 도입중이다. 삼성그룹은 특히 어디서든 자신의 ID로 본인의 컴퓨터에 입력된 파일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한국 IBM의 관계자는 『모빌오피스 제도의 장점은 무엇보다 실제 업무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라며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주당 평균 2.4시간 줄어든 반면 고객과 함께 하는 시간은 평균 3.7시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인터뷰/한국 IBM 유닉스시스템 마케팅팀 탁정욱씨/“출근길 짜증없이 곧장 고객회사 방문”
『라이프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한국 IBM 유닉스시스템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탁정욱씨(33)는 남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아들의 손을 잡고 유치원에 간다. 그리고는 바로 골프연습장으로 가 1년전 시작한 골프연습에 몰두한다. 하루 일과를 꽉 막히는 도로위에서 시작하는 일반 샐러리맨과는 사뭇 다르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가 하는 일은 200여 보험·유통사에 컴퓨터프로그램인 「유닉스 시스템」을 파는 것. 아직 고객이 안된 회사를 찾아가 「유닉스 시스템」의 장점을 설명하고 시스템 설치나 확장을 요구하는 회사에는 장치를 공급해준다. 모빌오피스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하루 2곳의 고객사밖에 방문할 수 없었지만 요즘은 적어도 4개사를 방문해 일을 처리한다.
그는 특히 『고객사에서 가격정보나 부품정보 등 필요한 정보를 본사와 연결된 노트북을 통해 바로 뽑아 즉각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게 「모빌오피스」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상오 10시이후나 하오시간에 고객사로 직접 출근하는 그는 일주일에 한번정도 많은 양의 자료가 필요할때만 회사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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