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친이라크계 공세로 「친이란계」 궁지/터키 보안지대 설치·이란 병력동원땐 “확전”미국의 대이라크 미사일 공격을 촉발한 이라크내 쿠르드족간 분쟁이 격화, 터키 이란 등 인접 관련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르드족 문제는 이들 나라도 공통으로 안고 있는 현안으로 이라크내 쿠르드족 내분에 휩쓸려 자칫 국제전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라크 쿠르드족 분쟁은 마수드 바르자니(50)가 이끄는 친이라크계 쿠르드 민주당(KDP)과 이라크군 합동군이 잘랄 탈라바니(60)의 친이란계 쿠르드애국동맹(PUK)을 궁지로 몰고가는 양상이다.
KDP는 6일 이라크에서 지원받은 탱크와 병력을 이용, 대규모 공세를 취한 데 이어 7일에도 이란 국경선에서 10㎞ 떨어진 할랍자 인근 5개 마을을 공격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PUK는 아르빌시를 점령한 KDP와 이라크군이 이미 아르빌 인근 대부분의 거점을 장악한 뒤 또다른 전략거점인 술레이마니야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KDP와 이라크 합동군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등에 업고 아르빌에서 술레이마니야 인근까지 PUK를 압박해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터키나 이란 접경지역으로 후퇴하면서 힘겨운 항전을 계속하고 있는 PUK가 어쩔 수 없이 터키와 이란 국경선을 침범, 터키와 이란이 이 분쟁에 개입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터키는 이같은 불똥을 우려해 이라크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라크 접경지역에 「보안지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터키는 보안지대 설치에 머물지 않고 터키내에서 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는 쿠르드노동당(PKK)의 근거지인 이라크 북부지역에 대한 병력 투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골칫거리인 PKK의 근거지를 제거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또 이란이 수세에 몰린 PUK를 지원하고 나설 경우 이라크 쿠르드족 분쟁은 이란과 이라크의 대리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탈라바니 PUK지도자는 6일 KDP와 이라크군의 공세에 대항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이란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이라크간 오랜 대결의 역사로 보아 일단 불이 당겨지면 양국은 걷잡을 수 없는 전쟁의 불길에 휘말릴 수도 있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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