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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업계 “부품 공동사용” 합의/“중복투자 등 해소 경쟁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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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업계 “부품 공동사용” 합의/“중복투자 등 해소 경쟁력 향상”

입력
1996.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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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까지 매년 5개품목씩 공용화 추진현대 대우 기아 쌍용 아시아 등 국내 5개 완성차업체들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산하 부품업체들과 업체간 차종에 관계없이 부품을 공동사용하는데 합의,이를 내년 개발되는 신차부터 적용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1차 공용화부품」으로 지정한 품목은 ▲오일필터 ▲안테나폴 ▲잭 ▲시거라이터 등 4개이며 전구류는 1,000여종이 넘는 가짓수를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이기로 했다. 또 ▲전기배선 ▲파워윈도모터 ▲와셔모터 ▲경적 등 30여개 품목에 대해서도 올해안으로 기본규격을 마련한 뒤 2000년까지 매년 5개품목씩 공용화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부품업체들이 완성차업체에 복수로 부품을 납품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업체 차종에 관계없이 부품을 공용화한 것은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품공용화사업이 그동안 자동차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대두돼왔던 부품업체간 중복·과잉투자와 완성차업체간 소모적인 기술도입을 해소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품공용화사업은 지난해초 완성차업체들이 과열·중복경쟁을 지양하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시작돼 올해초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으나 부품업체의 독점납품권과 기술공개를 우려하는 업체의 입장때문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부터 부품산업육성과 국산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년까지 부품업체수를 70%수준까지 줄이기로 하는 등 산업합리화를 강력히 유도하고 또 올들어 더욱 위축되는 국내자동차산업에 대한 업계의 위기의식 등이 맞물려 이번에 결실을 보게됐다.

업계에서는 부품공용화 시행으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는 물론 일반 소비자에까지 미치는 혜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로서는 부품공용화에 따라 하청업체의 전문화와 대형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 제품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을뿐 아니라 부품의 대량납품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간 수직계열화구조때문에 같은 부품기술을 외국으로부터 이중으로 수입하는 지금까지의 투자관행도 상당부분 개선될 수 있게 됐다. 부품업체들은 특정업체에 예속된 거래선을 다른 업체로까지 확대할 수 있어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경영의 효율화도 기할 수 있게 됐다. 현재 1,60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부품업체들중 96%이상이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에 예속된 납품구조때문에 종업원 50인이하의 영세소기업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자동차부품업계는 영세성을 면치 못했다. 일반 소비자도 부품을 한결 용이하게 구입하고 교체할 수 있어 서비스측면에서도 효율을 기할수 있다.

일본에서는 사상최악의 엔고에 시달리던 90년대초 자동차업체들이 엔진까지 공유하는 대대적인 공동화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했고 지금도 경쟁업체간에 부품공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품공용화사업 품목을 보다 다양화하고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단계로까지 발전시켜 냉각된 국내 자동차산업을 반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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