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상계동에 첫 설치후 전국 7곳 운영/개원 10돌 맞아 기념예배·문화제 등 개최세파에 부대끼며 살아가는 달동네 주민들에게 「희망의 빛」이 돼온 대한성공회 「나눔의 집」(원장 김홍일 신부)이 28일로 개원 10주년을 맞는다. 성공회는 이를 기념하여 심포지엄 기념예배 문화제 등 의미있는 행사를 갖고 있다. 10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그 동안 알게 모르게 나눔의집을 도와준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다.
기념예배는 8일 하오 3시 서울주교좌성당 지하강당에서 정철범 주교의 집전으로 올려지며 이어 하오 4∼6시 나눔의 집 가족들이 꾸미는 연극과 춤, 풍물패 길놀이 등 문화제가 펼쳐진다. 22일에는 10주년을 정리하는 백서가 발간된다. 이에 앞서 6∼7일 서울주교좌성당 대강당에서 열린 심포지엄에는 송경용 신부(봉천동 나눔의 집 대표)와 이재정 신부(성공회대 총장) 등이 참석, 「나눔의집 10년 회고와 전망」, 「도시빈곤과 협동조합운동」 등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이 벌어졌다.
나눔의 집은 86년 9월28일 서울 북부지역의 대표적 달동네 상계동에서 출발했다. 버림받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예수의 사랑을 전해주자는 꿈을 간직하고 있던 성공회 소속 신학도들은 새로운 교회공동체 설립에 뜻을 같이 했다. 당시 연세대 신학과 4학년이었던 김홍일 신부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상계동 도깨비시장 안에 550만원짜리 전셋방 두 칸을 얻어 공부방 탁아소 어머니학교 운영, 가정결연, 생활개선 등 복지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 파출부 등 생활이 불안정한 이들을 위해 생산자협동조합과 자활지원센터를 설립,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86년 성공회가 선교방향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선교」로 정한 데 힘입어 시작된 나눔의 집은 교단내부에서 큰 호응을 얻어갔다. 나눔의집은 이후 서울 삼양동(88년 11월), 인천 송림동(89년 9월), 천안 성정동(90년 2월), 서울 봉천동(91년 1월), 부산 반송동(92년 1월), 대전 성남동(96년 6월)에 차례로 세워져 현재 7개가 운영되고 있다. 전국 2만여명의 후원회원이 매달 내는 후원금은 2,000여만원에 이른다. 개신교의 타교단 신자를 포함 2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직접 나눔의집 운영을 돕고 있다.
그러나 나눔의집의 앞날은 아직도 밝지 못하다. 삼양동 나눔의집은 재개발이 진행되면서 철거위기에 놓여 80일이 넘도록 천막생활을 하고 있으며 봉천동 나눔의집도 재개발로 3년 내에 철거될 처지다. 90년 이후 후원회원은 늘어나는 반면 정작 일손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거리다.
송경용 신부는 『90년대 들어 영세민의 생활여건은 악화하고 있는 반면 그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아쉬워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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