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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대학촌 바람분다/자가용 있겠다,아르바이트 하기 좋고

입력
1996.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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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하숙촌 떠나 쾌적한 강남으로대학촌에는 대학생이 없다(?).

대학생들사이에 탈대학촌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주변 하숙촌을 벗어나 강남과 시내중심가 등지에 새 터전을 닦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대학촌이 비어가고 있다. 이들이 대학가 하숙촌을 떠나는 이유는 아르바이트와 자가용 이용의 증가로 생활공간이 확대되었기 때문. 특히 개인생활과 생활환경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에게 비좁고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하숙촌은 매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신거주지는 강남일대 원룸주택과 오피스텔.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과 역삼역일대의 원룸건물에는 94년부터 대학생들이 한두명씩 몰려들기 시작해 지금은 대학가를 뺨칠 정도로 대학생들의 신주거지가 형성되고 있다.

역삼동의 S부동산 주인 심모씨(62)는 『대학생을 위한 4∼5층짜리 원룸건물들이 역삼역 주변에만 40여개에 달한다』며 『교통과 주거환경이 좋은데다 아르바이트 다니기에도 편리해 한달평균 10여명 이상의 대학생이 원룸을 구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 서초동 일대의 오피스텔도 한달에 50만원에 가까운 비싼 임대료에도 불구하고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 C오피스텔의 경우 20여명의 대학생이 입주해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이 중시되면서 과천과 수서등 아파트지역도 인기여서 과천의 독신자아파트는 500세대중 30% 가까이가 대학생들이다.

이러한 탈대학촌 경향으로 인해 강남일대가 대학생들의 집결지로 인기를 누리면서 강남역과 압구정동 신천역일대 유흥가는 대학생들을 상대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또 대학생들의 학습공간도 대학도서관에서 지역의 시립·구립 도서관으로 옮겨져 강남시립도서관의 경우 하루 이용자 500여명중 30%를 대학생이 차지, 재수생과 중고생 등의 원성을 사기도 한다. 지역도서관이 이처럼 대학생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학교 선후배들의 눈을 피해 「몰래 데이트」가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이같은 탈대학촌 경향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울대 박종훈씨(25·사회4)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개인주의적 세태때문에 하숙촌 특유의 공동체문화가 사라지는 것 같다』며 「대학촌을 잃은 대학」의 모습에 우울해 했다.<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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