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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우리가 부른 팝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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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우리가 부른 팝송:2)

입력
1996.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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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연인들 암송 “파리의 열정”남녀유별이 아직 엄연했던 50년대에도 연인들의 속삭임은 나직하지만 강렬했다. 프랑스의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1915∼1963)가 부른 「사랑의 찬가」는 밤을 새우며 연서를 쓰는 이들의 고민을 반쯤 해결해 준 「구원의 찬가」이기도 했다.

<…사랑이 매일 아침 내마음에 넘쳐 흐르고/내몸이 당신의 손 아래서 떨고 있는 한/세상 모든 것은 아무래도 좋습니다/…당신이 죽어 먼 곳에 가더라도/내게는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왜냐하면 나도 또한 죽은 것이니까요…>

『미국 팝송과는 달리 샹송은 가사에 기품이 있어 많은 청춘남녀가 연애편지에 인용했습니다. 이중 피아프의 노래가 단연 인기가 높았죠. 연애를 하던 젊은이들 중에는 그의 노래를 줄줄 외우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원로가수겸 매니저인 신해성씨의 회고다.

피아프의 노래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젊은이들은 흥분으로 들떴다. 불꽃으로 된 혀를 가진 듯 뜨거운 목소리, 한과 세파에 젖은 감성 등 그에게서 발산되는 유럽의 열정은 달콤한 미국의 팝송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랐다. 자신의 노래처럼 격정적인 피아프의 삶도 문학적인 감수성을 자극했다. 거리의 가수이자 창녀에서 세계를 뒤흔든 예술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사연과 시인 장 콕토, 배우 이브 몽탕등과의 염문은 호기심을 한껏 끌어당겼다. 또한 새처럼 자유로운 그의 삶은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주눅들어 살던 젊은 여성들에게 부러움을 주기도 했다.

「사랑의 찬가」는 피아프가 가장 사랑했던 권투선수 마르셀 세르당이 비행기사고로 죽은 이듬해인 1950년 나온 노래다. 피아프가 죽은 지도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애절한 연가로 꼽힌다. 「장밋빛 인생」 「난 후회하지 않아요」 등도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다. 147㎝의 작은 체구로 세계를 풍미했던 피아프에 의해 샹송은 한국인에게 한 걸음 크게 다가섰던 것이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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