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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남,비메모리반도체 진출/경기도에 공장 설립키로

입력
1996.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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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TI사와 기술제휴 2002년까지 30억불 투자아남그룹이 3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사와 손잡고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아남그룹은 4일 하오(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김주진 그룹회장과 토머스 엔지버스 TI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메모리 반도체 가공을 위한 기술제휴계약을 했다.

아남그룹은 TI로부터 회로선폭 0.35미크론이하의 첨단 초미세 가공기술을 이전받아 2002년까지 경기도 지역에 총 30억달러 규모의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FAB)을 설립키로 했다. 이 공장은 100% 아남그룹의 투자로 건립될 예정이며 생산량의 70%는 TI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공급키로 했다.

이로써 세계 반도체 조립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는 아남은 조립과 테스트, 소재 및 조립장비개발 등에 이어 비메모리제품 생산에도 본격 진출, 반도체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아남은 1차로 97년까지 10억달러를 투자, 98년부터 8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5,000장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2004년에는 3개라인에서 월 7만5,000장을 생산, 2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아남은 TI로부터 회로선폭 0.35미크론의 가공기술과 함께 향후 0.25, 0.18, 0.13미크론 등 극세 가공기술까지 전수받아 세계 최첨단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제품은 디지털 신호를 화상이나 소리로 전환해 주는 신호처리칩(DSP)과 마이크로프로세서 등 주문형반도체(ASIC)가 주종을 이룰 전망이다.<남대희 기자>

◎해설/메모리 편중 국내반도체산업 균형 도움/완벽 기술이전 위해 공장 국내 설립 “주목”

아남그룹의 대규모 비메모리반도체 투자는 메모리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이 균형을 되찾는데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 비메모리시장은 매년 20%이상 고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반도체 수요의 67%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 반도체업계는 메모리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구조적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D램투자가 폭증하면서 최근 국내외 메모리업계는 모두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으나 비메모리업계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따라 아남의 투자는 침체에 빠진 국내 반도체 업계에 자극제가 되는 한편 수천건의 특허를 보유한 TI와의 기술제휴로 국내 반도체 기술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남은 특히 반도체 업계가 앞다퉈 해외로 나가는 것과 달리 국내 투자를 고수해 주목을 끌고 있다. TI 및 아남그룹 임직원들은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을 투자지로 강력 추천했으나 김주진 회장이 『완벽한 기술이전과 수출·고용증대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해야한다』고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자산기준 재계 33위인 아남그룹은 최근 통신사업(TRS) 진출과 함께 대규모 비메모리 투자로 2000년대에 재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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